어떤 짓을 해도 시간은 멈출 수 없고, 그 속에서 우린 어떻게든 변한다.
하지만 나는 돌아올 여름을 맞으며 지난여름에 느꼈던 감정을 또다시 느끼고 싶고, 그 뜨거운 바람과 연관된 이야기들이 다시 반복되길 바란다. 세월이 흘러도 부모님은 언제나 머릿속에 있는 건강한 모습 그대로 머물러 계셨으면 좋겠고, 살면서 마주했던 여러 행복한 순간들을 먹고산다는 이유로 아니면 운이 좋아서 배불러졌다고 잊어버리고 살지 않기를 빈다. 그래서 최대한 시간을 붙잡으려 노력했고, 시간의 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다.
돌고 돌아오는 계절처럼 매년, 매월, 매일 똑같은 삶을 반복하는 변화 없는 일상을 꿈꾸게 됐다. 이따금 뒤돌아보며 아스라함을 느낄 게 아니라 내가 그냥 그 자리에 머물면 되는 거였다. 그래서 매일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상을 유지하는 삶을 살고 있다. 흐르는 시간에 맞설 수 있는, 내게 주어진 단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다 보니 온갖 루틴과 기억들로 가득한 나만의 세계를 살게 됐다. 파도에 순응하지만 서퍼처럼 내 스스로 중심을 잡고 싶다. 내 주변에는 없지만, 분명 어딘가에 흘러가는 시간을 자기 식대로 마주하고 붙잡으려는 사람이 있을것이다.
돌아보니 하루하루 흘러가는 시간을 되도록이면 외면하면서 커져가는 책임감을 유예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삶에서 계속되고 있는 여러 '계속'들에 대한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나는 한 번도 내 일상의 모습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냥 그렇게 살고 있었달밖에. 어쩌면 나는 내가 누렸던 행복들을 계속 그대로 붙들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책은 평생 같은 곳에 머물고자 애쓰는 사람의 이야기다. 지금이 늘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되길 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