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구걸하는 것이 아니에요. 강요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요. 사랑은 그 자체 안에서 확신에 이끌리는 힘인 거에요. 언제가는 당신의 사랑이 나를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당신에게로 가는 날이 올거예요. 나는 선물이 될 생각은 없습니다. 그 마음에 쟁취될 뿐입니다.
한 개인이 독립적으로 성장하려면 우리는 의존하고 있던 많은 것에서 독립해야 한다. 따뜻한 가정, 부모님의 품, 의지가 되는 친구, 기대고 싶은 사람 등. 하지만 이 많은 것을 떠나 홀로 서려면 자아의 내면적인 탐구와 비판적인 사고 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필요하다. 이를 테면 전쟁처럼 자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외부적 요소들은 내부적 자아의 이야기로는 설명할 수 없다. 지식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인식하려면 끊임없이 낡은 세계의 껍질을 벗어내고 새로 태어나는 방법밖에 없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삶의 순간마다 주어지는 공포들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하지만 각자 스스로의 공포에 치열하게 답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내 안의 자아가 어떻게 해야 껍질을 깨고 나와 새로운 세계와 만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훈련이 부족하다. 그래서 밝은 세계에 조금만 위협이 가해져도 금방 죽을 것처럼 공포에 질린다. 하지만 이러한 공포는 새가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하듯이 사력을 다해 껍질을 부수고자 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 겁에 질려 평생 자아를 세상 밖으로 꺼내보지도 못하느냐, 당당히 세계와 마주하느냐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데미안이 그 길잡이가 되어주면 수많은 '에밀 싱클레어'들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싱클레어가 가야 할 길은 부모로부터 유산처럼 물려받은 신앙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과 그의 정신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