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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이 Oct 05. 2023

추석 후기

오지윤

내 손에는 잘 익은 벼도 없고, 배부르게 먹일 식솔도 없습니다. 조상들의 가을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가을입니다. 농경사회에 프라이드가 있는 조상님이 보고 있다면, 분명 ‘뭘 했다고 명절에 쉬냐?’고 혀를 차겠죠. 근데요, 조상님. 제가 일하는 것들은 곡물처럼 쌀알처럼 손에 잡히지가 않습니다. 손에 잡히지도 않는 것을 위해 애써야 하는 것은 어쩌면, 그 시절에는 없었을 새로운 고생일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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