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 3
묘한 기분이다. 사랑을 하고, 헤어지고, 사별도 하고, 그렇게 나이를 먹어 가노라면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서로 엇비슷하게 여겨진다. 좋고 나쁘고 하는 우열을 가릴 수가 없다. 다만 나쁜 기억이 늘어나는 게 겁날 뿐이다.
그렇게 시큰둥한 표정 짓지 마, 살아 있으니까. 하나 하나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실화니까. 어딘가에서 들은 이야기하고 제 아무리 닮았어도, 지금 여기에, 너만을 향하고 있는 살아 있는 언어니까.
우체통은 어디에나 있는 동시에 막상 찾으려고 하면 좀체로 없는 법이죠. 허전한 길모퉁이에서 불쑥 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는, 맑게 갠 날에도 비오는 날에도 한밤중에도, 온 세상에 마치 밤하늘에 뜬 달이 모든 물에 비치듯 그렇게 우체통은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