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이기성

by 야옹이

입안에 가득한 것이 아름다워서 나는 두려워진다. 아름다움은 천사의 몫이고 빈손은 기도하는 자의 것. 하지만 기도를 하기엔 너무 늦은 것이다. 나의 손은 죽은 개를 만졌고, 후회의 목을 졸랐고, 슬픔의 젖은 귀를 잡아당겼다. 어두운 골목에서 밤의 흰 얼굴을 후려치고 도망쳤다. 그러니 후회는 천사의 것이고 두 손은 아직 나의 것, 오늘 밤 우리는 서로의 등을 보며 한없이 멀어진다. 검은 종이 위에 아름다운 것이 태어날까봐 두렵다. 나는 허공의 부드러운 재를 모아 너의 젖은 얼굴을 덮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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