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지 말라

평균에 대한 집착, 국룰

by 야옹이

결혼이 힘들어지니 소개팅도 효율을 추구합니다. 탐색비용이 아깝잖아요. 상대방이 마음에 들면 다행이지만 아닌 것 같으면 바로 발을 빼야 해요. 그래서 오후 3시에 만납니다. 여차하면 밥도 같이 안 먹겠다는 거죠. 만약 단칼에 차버릴 정도는 아니라면 3주 동안 3번은 만나는 게 국룰입니다. 실제로 블라인드 앱에 올라오는 내용이에요. 소개팅 자리에 차를 가지고 가는 게 맞냐, 비용 부담은 어떻게 하냐 등, 다들 법칙을 알고 싶어 합니다. 국룰은 편합니다. 눈치 볼 필요가 없으니까요. 긍/부정을 따질 필요도 없이 그냥 정해진 대로 하면 됩니다. 실수할 위험을 제거해주는 일종의 보험 같은 거죠. 그래서 빅데이터가 좋대요. 국룰이니까. 여기에는 ‘남들도 그렇대’라는 마음이 깔려 있습니다. 중간만 가면 된다는 뜻이죠. ‘취업하면 부모님께 매달 용돈 드리는 게 국룰이야?’ ‘카페 공부 몇 시간이 국룰이야?’ ‘아파트 청소기 돌리는 건 몇 시부터 몇 시까지 국룰이야?’ ‘1년 동안 사귀다 헤어지면 얼마 후에 새로 사귀는 게 국룰이야?’ 끝도 없습니다. 이렇게 국룰을 묻고 나면 이것들을 다 모읍니다. 아침 공복에 물 한잔 마셔야 건강하지, 요가 5분, 명상 15분, 책도 한 줄 읽어야 하는 거아닌가? 그렇게 다 모아서 루틴을 만듭니다. 아침에 뭘 하고, 점심에 뭘 하고, 저녁에는 뭘 하고, 가짓수가 점점 늘어나면 루틴만으로 하루가 끝날 수도 있어요.


구매는 그 브랜드가 말하는 가치에 대한 동조고, 콘텐츠의 수용은 지적 취향에 대한 선언이며, 특정인을 팔로우하는 것은 연대에 대한 증명이 되니 이 행위들은 결국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세상에 천명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삶을 살고 있다고 신호를 보내는 거죠. 이들 행위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면 나에 대한 이해가 될 것입니다. 나의 모든 것이 나를 설명하는 메시지가 됩니다.


데이터마이너, 분석가 송길영 아저씨 책, 나온지 조금 되었는데 읽어보니, 코로나 이후 사회 현상 그리고 살아가는 자세에 대해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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