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옹이 Mar 13. 2024

오늘의 잡생각

왜 글을 쓰고 싶을까?

별거 없는 하루 였다.

루틴이라고 할 수 있는 아침 요가를 하고, 운동 내역을 기록하고, 인바디 찍고, 밥먹고, 커피마시고, 책읽고, 이제 글 써보겠다고 끄적이고 있다.


요즘 글쓰기 관련 책을 많이 읽어 보았다. 배울만 한 내용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출판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현업 편집자들의 책들이 인상적 이었다. 글쓰기가 왜 좋은지 등의 교육적인 내용들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설명했지만, 내가 이해한 것은 아래와 같다.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서 사고를 정리하고, 의견을 표출하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아차려가는 것 정도가 중요한 기능이라는 것이다.


나는 글을 진짜 못 쓴다.

일기도 쓰라고 하면 그냥 그날 뭐 했고, 뭐 먹었고, 무슨일이 있었다를 건조하게 나열 한다.

일상의 순간에서 느낀 점을 잘 정리하고 뭔가 상위 단계에 이야기를 꺼내어야 하는데, 그런 것 들을 잘 못한다.

그런 것은 고사하고 생각나는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니 비문도 많고 맞춤법도 엉망이다.


올해는 (글을) 읽기 보다 쓰기, (영상을) 보기 보다 찍기, 머릿속으로 집어넣는 인풋 보다는 나의 말과 글과 생각으로 표출하는 아웃풋에 집중하자고 했던 새해의 다짐이 무색해지고 있다.


왜 갑자기 글을 쓰게 되가지고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지 곱씹어 생각해보면, 나이가 점점 차오르는 달 처럼 꽉 차 오르다 보니, 사춘기도 없었던 내가, 나는 누구인가 까지는 아니더라도, 왜 사는가? 까지도 아니더라도, 그냥 이렇게 숨쉬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었다는 기록과, 그 중생은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그 시대를 살았다고, 미래의 나에게 젊은 날의 모습과 생각을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진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는, 제품, 서비스를 넘어서 컨텐츠로 경쟁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는 강한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스마트폰 보급률과 인터넷 접속이 일상화 되는 시대의 유튜브가 커진 것 처럼, (잘 키운 유튜브 채널 하나가 열 광고 대행사 안부럽기 때문에) 그리고 AI가 업무와 관련된 표준화된 영역에서는 글이던 영상이던 앞으로 앞서갈 것이기 때문에, 남는 경쟁력은 고유의 컨텐츠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지금 메모장에 간단히 적은 이 글도 맞춤법 검사 시키고, GPT 한테 글 좀 다듬으라고 하면 더 매끄러운 글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인기와 더불어 그 콘텐츠 생산자 또한 브랜딩이 되는 것이 아닐까?


어제는 젊은 문학상 수상작을 읽어보고, 세계문학전집도 읽어보았다. 정말 재밌게, 입체적으로, 흡입력 있는 글을 쓰는 작가들을 보면 뭘 먹고 저렇게 잘쓰나 싶어졌다.

유튜브 영상을 몇번 올려보고 느낀 것은 유튜브를 촬영 하더라도 원고가 있어야 하고, 그 원고를 바탕으로 시청자가 재밌게 느낄 수 있게 편집도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당연한 말을 길게 쓰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지만, 얼굴 나오게 찍고 올려보고 댓글 달리고 조회수 올라가는 것 보면 정말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고등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께서 자기는 죽기전에 책 딱 세권만 내는게 소원이라고 하셨다. 국문과 나와서 글을 사랑하는 선생님이 되셨는데 오죽하셨을까?


많은 글쓰기 책에서 초반에는 일단 써라~ 라고 한다. 그래서 끄적여본다. 일단 쓰고 대책을 세워보기로.




작가의 이전글 나만 찌질한 인간인가 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