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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이 Mar 26. 2024

오리지낼리티에 대해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그런 나 자신의 체험에 따라 생각한 것인데, 자신만의 오리지널 문체나 화법을 발견하는 데는 우선 출발점으로서 '나에게 무엇을 플러스해간다'는 것보다 오히려 '나에게서 무언가를 마이너스 해간다'는 작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살아가는 과정에서 너무도 많은 것들을 끌어안고 있습니다. 정보 과다라고 할까 짐이 너무 많다고 할까, 주어진 세세한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자기표현을 좀 해보려고 하면 그런 콘텐츠들이 자꾸 충돌을 일으키고 때로는 엔진의 작동 정지 같은 상태에 빠집니다. 그러니 어떻게도 뛰어볼 수가 없어요. 그렇다면 우선 필요 없는 콘텐츠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정보 계통을 깨끗하게 해두면 머릿속은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것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꼭 필요하고 무엇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지, 혹은 전혀 불필요한지를 어떻게 판별해나가면 되는가. 

이것도 나 자신의 경험을 통해 말하자면, 매우 단순한 얘기지만 '그것을 하고 있을 때, 당신은 즐거운가'라는 것이 한 가지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뭔가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행위에 몰두하고 있는데 만일 거기서 자연 발생적인 즐거움이나 기쁨을 찾아낼 수 없다면, 그걸 하면서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지 않는다면, 거기에는 뭔가 잘못된 것이나 조화롭지 못한 것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때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즐거움을 방해하는 쓸데없는 부품, 부자연스러운 요소를 깨끗이 몰아내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나 그건 말로 하는 것만큼 간단한 일은 아닌지도 모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재즈바를 운영하면서 신인상 등단하고 권위있는 일본 문학상 후보까지 오르는 동안, 기존 고인물들의 견제와 소위 문학계에서 얼마나 베타적으로 하루키를 헐뜯고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는지 느낄 수 있다. 또한 글 쓰는 행동 자체에 대해서 본질적인 좋은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적성아니면 하지 마라" 수준인데, 현업에 있는 사람이 이렇게 솔직하게 글을 쓰기 쉽지 않았을 터 이다. 나는 왜 글을 쓰고자 하는지,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중인데, 이 책이 약간 힌트를 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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