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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이 Apr 04. 2024

‘자기 것’을 만들어내는 힘

에디토리얼 씽킹, 최혜진



에디팅은 이제 거의 모든 영역에서 필요하다. 상품, 지식, 뉴스, 데이터, 브랜드, 콘텐츠 모두 현기증 날 정도로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선택과 주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정보를 비교하고 검증하는 일도 벅차다. 자신의 취향, 호기심, 판단력을 알고리즘에 외주 주거나 타인에 대한 모방으로 때우는 일이 빈번해진 이유다. 모든 것이 이미 이렇게 많은 세상이라면 그 안에서 어떻게 자기다움이나 새로운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바로 이 지점부터 기존 재료로 인지적 차별점을 만들어내는 편집 능력이 중요해진다.  
...「프롤로그」중에서 

 

칵테일 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라는 인지심리학 개념이 있다. 산만하고 소란스러운 환경 안에서도 자신에게 중요한 정보를 우선적으로 알아보고 선택하는 뇌의 기능을 뜻한다. (...) 자동차를 새로 구입하면 내가 산 모델이 갑자기 길에 많아진 기분을 느끼는 것, 이사를 앞두고 가구를 장만해야 하면 어딜 가도 가구만 눈에 들어오는 것 모두 같은 맥락의 인지 작용이다. 비슷한 원리로 질문은 지금 내가 어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 짚어준다. 질문을 품고 있으면 정보는 딸려온다. 질문이 자석이라면 정보는 철가루다.  
...「02 연상」중에서  
레퍼런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결국은 ‘자기 것’을 만들어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나는 이 질문이 에디토리얼 씽킹의 핵심 중 하나라고 믿는다. 우리가 사용하는 재료는 더이상 원천적이지 않다. 머릿속에 떠오른 기획이 새로운 것 같아도 조금만 검색해보면 이미 비슷한 결과물이 나와 있다. 레퍼런스는 무한대다. ... 「05 레퍼런스」중에서  


김익한 교수가 쓴 '거인의 노트'에서도, 김정운 교수가 쓴 '에디톨로지'에서도 다른 레퍼런스에 자신의 생각을 넣는 것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 설파하고 있고, 나도 이 부분을 평소에 많이 공감하는 편인데, 내 머릿속에서의 생각을 에디터 특유의 실력으로 시원하게 설명한 것 같다.



에디터가 이제는 종이 잡지 신문에서 일하는 협의의 직업이 아니라, 회사원 기획서 부터 조그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상세페이지 까지 모든 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세상이기에 이 책은 유효할 것 같다.


콘텐츠 공급 과잉의 시대, 자신만의 관점을 갖고 창조적으로 글을 쓰는 방법. 

에디터로서 저자의 내공이 돋보이는 책이다. 역시 현직이 가장 무섭다.



덧) 출판사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터틀넥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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