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이야기 1. 엄마가 너를 축복해

너는 이렇게 태어났단다

by 아보카도

아이와 건너온 길은 모험(위험을 무릅쓰고 일함)이었다. 정말로 무릅썼다. 어려운 일을 참고 견뎠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큰아이에게 주어진 현실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에는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가 닿을 수 있는 힘의 범위가 제한적으로 느껴지는 비좁은 대학가 원룸.


임신한 몸이라고 했더니 이런 곳(대학가 원룸촌의 6평 남짓한 그야말로 원룸) 고개 젓던 현대타운(원룸 이름)주인 할머니가 떠오른다.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 본다는 듯, 도대체 너네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가늠할 수 없다는 표정을, 그 일이 있은지 20년이 가까워지는 오늘도 나는 어제 일처럼 떠올릴 수 있다.


어떤 말로 스물 네 살의 대학 졸업반 여학생이 그 할머니에게- 자라온 환경과, 집을 나와야 했던 시간과, 부모의 방임 방치를 설명할 수 있었을까. 할머니는 얼굴을 찌푸리며 별로 듣고 싶지도 않은 눈치였다. 지금 다시 돌아간다 해도 나는 '사정이 있다'는 말만 반복했을 것 같다.


큰아이는 그렇게 태어났다. 확실한 건 내가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었다는 사실이다. 그 조그만 핏덩이를 품에 넣고 볼을 부비며, 마음껏 안아주기를 바랐다. 내가 받지 못한 사랑을 쏟아내어 내 분신만큼은 또 다른 내가 되어 세상을 따뜻하게 기억하고 살아내기를, 나는 감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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