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 어때.
We're walking the wire. Love.
쏟아지는 할 일들을 마주하면서, 본질을 흐리지 않는 구조를 어떻게 짤지 기대 중이다.
순식간에 이틀이 지나갔다. 금요일 저녁, 맞벌이하시는 큰애 친구 어머님께 같이 픽업해 드린다 제안했다가 도리어 큰애 픽업을 부탁드리게 된 시점부터- 눈 깜짝할 새였다.
큰애는 머리가 크는 건지, 잔뜩 예민해져 있었다. 전에 못 보던 날카로움이었다. 한편으론 안심이 됐다. '정상이야. 너무 참지 않으니.'
둘째는 언니 모습을 보고 볼멘소리를 했다. "아주 왕이야, 자기만 힘든 줄 알아~" 이것도 정상이었다. 둘 다 달래느라 이번 주도 1kg을 찌우지 못했다. 몸무게가 45.5kg라니, 정신력 못지않은 등 근육을 가지는 게 꿈이지만 이일 저일에 치이다 보면 먹는 게 우선순위에서 밀리곤 한다.
큰애도 1kg나 빠져서 돌아왔다. 급식은 매우 훌륭하고 맛있었는데, 식곤증 때문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할까 걱정하다 보니 입맛이 뚝 떨어졌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먹는 걸 그렇게 좋아하던 앤데.. 이런 얘기를 듣게 될 줄이야.) 한참 좋아지던 여드름도 다시 출몰했다. 아무래도 스트레스가 max인 것 같았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스트레스 지수는 매주 경신될 것 같은 예감이다.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던 실전이 펼쳐지니, 휘몰아치는 파도 속에서 어떻게 하면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지 전략이 필요했다.
동시에, 집중해서 할 일을 해내야 하는 상황은 이틀 내 독서실과 도서관으로 큰애를 몰았다. 어제는 할 일을 마무리한다며 점심을 오후 3시에나 먹으러 왔다. 재능이 부족해 성실함으로 메우려니, 시간을 오래 쓰는 게 습관이 된 것 같다.
'스스로를 아껴 줘.' 한 살밖에 차이 나지 않는 학교 선배님이 건넸다는 한 마디가, 제법 묵직하게 다가왔다. 큰애는 또 울었다. 잘하고 싶어서, 자신의 위치를 직면하느라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이런 거구나 싶었다. 아이가 아픔을 딛고 크는 순간을 함께 하면서도, 내가 그 아픔을 대신 감당해 줄 수 없는 순간을 마주하는 것.
그러다가 큰애는 웃기도 했다. 눈물이 그렁그렁 해서는, "그래도 얼마나 행복해. 내가 하고 싶었던 거잖아. 내가 듣고 싶었던 수업이잖아. 이런 걱정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무한테나 주어지지 않는 특권이잖아."라고 말했다. 나는, "내가 장담하는데, 이 학교에서 너보다 낯선 상황에 빠르고 담대하게 적응할 수 있는 애는 없어. 너는 그쪽 근육을 3년동안 키웠어. 정말 똘똘하다고 하는 애들도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는 이 시간에, 네 장점을 살려. 이쪽은 네가 전교 1등이야." 라고 받았다.
어깨 끈이 끊어질 것 같은 가방을 메고, 제 몸의 반을 넘는 캐리어를 끌고- 지각을 번복하지 않겠다며 7시 반에 그렇게 아이는 집을 나섰다.
완벽(결함, 흠 없음)할 수는 없지만, 충분(모자람 없이 넉넉함)할 수는 있다 -지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