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정심
아침에 눈을 뜨고 자기 전 눈을 감을 때까지
나는 오로지 한 가지만 바라고 그것만을 바란다.
평정심이다.
이만큼 살아보니 안 되는 건 안되고,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현실쯤은 인정하게 되었지만
안 되는 것을 보면서,
변하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면서
그때마다 흔들리고 휘청거리는 마음은
여전히 어쩔 도리가 없다.
그래서 내가 매일매일
하루종일 바라는 것은 평정심뿐이다.
어떤 순간에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마음을 구할 수만 있다면
전국팔도 그곳이 어디라도 버선발로 찾아가고 싶다.
그래도 요즘은 이 음악일기 덕분에
어느 정도 삶의 루틴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5분 정도 명상을 하고
(아직은 오만가지 잡생각만 하다가 끝나는 수준)
15분 정도 모닝페이지를 쓴다
(대부분은 남의 편 이야기)
그리고 10분쯤 영어 한 두 문장을 외운다
(세계일주의 꿈은 저버릴 수 없어서)
그렇게 한 시간쯤 보내고 나면 아침잠 많은 내가,
저녁형 인간은 영원히 안 되는 줄만 알았던
아침시간이 바뀌는 기분이 든다.
그러면 안 되는 것도, 변하지 않는 상황도
어쩌면 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적을 아주 잠시나마 꿈꾸게 된다.
그 짧은 순간의 꿈이 평정심을 되찾게 해 준다.
저번 주말에는 볼 때마다 빠져드는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보았다.
특히 맨 마지막 장면을 좋아하는데
그 장면에서는 이런 대사가 흐른다.
안락함도 집착도 뒤로한 채
몸과 마음이 원하는 진실을 찾아 나선다면
그 여행의 매 순간마다 새로운 걸 배우고
어깨를 부딪힌 모두가 삶의 스승임을 안다면
힘들겠지만 아픔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할 수 있다면
진실은 당신을 비켜갈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평점심을 되찾는라 고군분투 중이지만
'나는 지금 삶의 스승들과
어깨를 부딪히며 나아가는 중이다'
그렇게 되뇌며 또 하루를 살아낸다.
오늘의 PLAYLIST
9와 숫자들, 평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