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벗어 놓은 옷의 비밀

by 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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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매일 관찰하다 보니 곳곳에서 호기심이 들 때가 많다. 질문이 생기고 검색을 해서 이해를 하고 지식을 얻는다. 그리고 그것은 이렇게 글감이 되어 차려진다.

어렸을 때 공부를 이렇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시골에 살았으니 주변이 온통 자연이었는데 그때는 이렇게 관찰도 하지 않았고 호기심도 없었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책이나 영상으로만 공부하기보다 직접 자연에 가서 보고 느끼면 좋겠다.


저번에 또 감탄할 일을 포착했다. 매일 찾아가는 숲길에 있는 나무에 매미의 연한 갈색 옷들이 걸려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등 쪽 가운데가 찢겨 있다. '매미는 저 옷을 어떻게 찢고 세상 밖으로 날아오를 수 있었었을까?'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보았다.


매미는 유충 상태로 땅속에서 3~17년 정도 생활하면서 수액을 빨아먹으며 성장한다. 땅속 생활을 마친 유충은 밤이 되면 땅 위로 올라와 나무에 기어올라 몸을 고정시킨다. 성충으로 나올 때 등이 가라지기 시작한다.


'그럼 허물에서 나올 때 등이 저절로 갈라지나?'

찾아보니 놀랍게도 저절로가 아니라 아주 정교한 몸속 변화의 결과였다. 성충이 될 준비가 완료되면, 몸 안에서 호르몬 작용으로 외피와 몸체가 분리되기 시작한다. 몸속에 체액을 밀어 넣어 내부 압력을 높인다. 이 압력이 등 중앙의 약한 부분을 밀어 올리면서 껍질이 갈라지게 된다. 매미의 유충 껍질은 등 중앙에 갈라지기 쉽게 설계된 선(탈피선)이 있다고 한다.

'마치 아이들 교재에 보면 '종이로 만들기 코너'에 종이를 쉽게 떼어낼 수 있도록 점선을 따라 칼집을 내어 놓은 것 같네.'

자연의 치밀한 설계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알면 알수록 신비한 자연의 세계라니!


자신의 등 쪽 몸을 부풀려 옷을 찢고 날개를 펴고 말린 후 힘차게 날갯짓을 했을 매미들이 울어댄다. 며칠간 마지막 삶을 불태우고 자손을 퍼뜨리고 장렬히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집에 들어오는 길 한가운데에 매미 한 마리가 떨어져 있다. '이크, 못 보고 걸었더라면 밟았겠네.' 터지는 상상을 하며 끔찍한 생각에 눈살을 찌푸렸다. 다른 사람이 밟을까 봐 발로 조심스럽게 밀었더니 몸이 뒤집어진다. 아직 살아있는지 샤프심처럼 가는 다리 하나를 발버둥 친다. 죽어가는 자의 마지막 외침 같아 안쓰럽다. '희미해져가는 생을 끝까지 부여잡고 살고 싶다고 애원이라도 하는 걸까?'

매미를 한 쪽으로 치워주고 싶었는데 곤충과 친하지 않아서 손으로 만질 수가 없었다. 그냥 모른척하고 왔는데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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