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바람과 8월의 바람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7월의 바람은 찜질방에 있는 듯 습하고 뜨거웠다. 8월에도 한낮의 햇빛은 뜨겁지만, 아침의 바람은 뽀송하고 간간이 선선하다.
아침 산책로를 가는 길에 신호등 앞에 잠시 멈추었다. 한줄기 바람이 불어와 팔을 간지럽힌다. 마치 강아지의 털이 닿는 것처럼 부드럽고 시원한 감촉에 눈이 절로 감긴다.
자연은 늘 어머니의 품같이 편안함을 선사한다. 자석에 이끌리듯 내 몸은 어느덧 이곳으로 향한다. 매일 가는 곳인데 잘 관찰해 보면 항상 무언가가 달라져 있다.
송사리? 버들치? 피라미? 이 아이들의 정확한 이름이 궁금하다. "여기는 맑은 물이야."라고 말하며 나의 맨발에도 다가와 준다. "심심할까 봐 같이 놀자는 거야?"
이 아이의 이름은 로벨리아. 여름 내내 이 작은 화단에서 피고 지는, 작지만 힘 좋은 아이다. 늘 이 자리에서 오고 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신비한 파란빛으로 사랑받는, 아니 사랑 주는 아이다. 오래도록 꽃을 보고 싶다면 로벨리아 화분을 추천한다.
매미 유충들이 5년에서 7년 동안 땅속에서 나무뿌리 수액을 먹고 여러 번 옷을 갈아입고 살다가 드디어 세상 밖을 보로 나온 구멍이다. 이 숲이 매미 소리로 시끄러운 것은 이 구멍이 많기 때문이다.
매미가 땅으로 올라와 벗어 놓은 옷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다시는 입지 않을 버려진 옷에서 그들의 삶의 흔적을 느낀다. '저 옷을 벗고 나무를 기어올라 날개를 펴고 훨훨 날았겠지.'
자주 달개비의 색도 다르다. 세상은 심심할 틈이 없이 다양하다.
키가 작았던 봉숭아가 점점 자라더니 오늘은 나무처럼 쑥 커져있어서 놀랐다. 하루 사이 키 성장 주사라도 맞은 걸까? 그 옆에 작은 아이도 꽃을 맺는데 키만 멀대같이 큰 이 아이는 꽃봉오리조차 안 보인다. 에너지를 제 몸 불리는데 다 쓴 모양이다.
누군가가 솔방울 식구들을 옹기종기 모아 놓았다.
"나 여기 다녀갔소."
냇물에 배롱나무 꽃잎이 떨어져 있다. 햇빛과 어우러져 분홍빛 보석으로 빛난다. 이 눈 부신 광경에 마음에 불이 켜지고 감동이 밀려든다. 다시 오지 않을 이 순간!
냇가에 심어 놓은 맥문동이 제각기 꽃을 피웠다. 아침 출근길, 버스 기사가 사거리 신호 대기 중에 잠깐 내려 이 풍경을 눈에 담는다. 자연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모든 것을 품을 줄 아는 자연의 너그러움!
새벽비가 그치고 풀잎 위에 이런 보석도 만들어 냈다. 알록달록 하트 모양의 보석들은 빛이 만들어 낸 이 순간의 마법의 산물이다.
맴맴맴, 여름을 노래하는 자연의 연주에 살아있음을 느끼며 감사한 마음까지 선물로 받는다.
난 정말 부자 동네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