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한 귀퉁이에 누군가 피자 한판을 쏟아 놓았다.
분노, 치욕, 억울함, 욕설, 폭력, 피곤함, 지침, 갈등, 불화.
형체 없는 진득하고 걸쭉한 도우너 위에 삭지 않은 감정, 온갖 부정의 것들을 토핑으로 탈탈 털어 뱉어 놓았다.
소화시키지 못한
바깥의 찌꺼기들이
역하고 찌르는 냄새를 풍긴다.
미안하다.
죄 없는 피자를 모욕해서.
욕심 많은 인간이 잘못이다.
저것을 치워야 하는 청소부의 곤욕스러움이 마음 한편을 불편케 한다.
쳐다보기도 힘들어서
눈을 돌리고 외면하려 애쓴다.
죄 없는 청소부는 몸을 굽히고
말없이 그것을 치운다.
누군가의 오물이 사람들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세상을 정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