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제는 생산자로 살아볼까?

by 문이


소비자와 생산자의 삶은 어느 것이 더 행복할까?


음식을 예로 들어보자.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은 생산자이고, 배달시켜 먹거나 식당에서 사서 먹는 사람은 소비자이다.

채소를 직접 재배해서 먹는 사람은 생산자이고, 마트나 온라인 앱에서 사서 먹는 사람은 소비자이다.


소비자는 선택하는 행위를 즐길 수도 있고, 번거롭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직접 생산하는 사람보다는 신속하고 편리하다.

그렇다고 몸이 편한 것만이 좋은 것일까? 때에 따라 다를 것이다. 몸이 아플 때는 선택하고 비용만 지불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시간과 체력이 충분한 상태라면 생산자의 삶에 훨씬 더 큰 즐거움이 따른다.

즐거움은 과정 속에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방에서 아이들과 직접 크레페 만들기를 한 적이 있다. 팬케이크를 여러 장 부쳐놓고 각족 들어가 채소와 과일, 생크림, 용기 등을 준비해 놓았다. 준비하는 과정이 번거로웠으나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기쁘게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각자의 접시에 빵을 깔고 기호대로 재료를 넣었다. 만드는 과정에서 몰입하며 즐거워했고, 함께 먹으면서 특별한 경험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노력이 들어간 결과물이라 더 소중하고 맛있게 먹었다.



900%EF%BC%BFIMG%EF%BC%BF20131012%EF%BC%BF122710.jpg?type=w1




나도 몸이 힘들 때는 시켜 먹거나 반조리 식품을 애용한다. 하지만 내가 재료를 사다가 직접 만들어 먹을 때 만족감이 훨씬 크다. 호박이나 가지, 브로콜리 등 신선한 야채를 사다가 직접 찌고 볶거나 무치는 과정은 힘들다기보다 즐겁다. 몸에도 좋을 거라는 믿음과 함께 엔도르핀이 솟는다. 가족이 맛있게 먹어 주면 더없이 행복하다.


초기 치매가 온 시어머니는 요양 보호사가 오고 나서 자신의 살림에 손을 놓으셨다. 그녀가 차려준 밥을 먹는다. 설거지도 청소도 다 해 주어서 별로 할 일이 없다. 자신의 것을 남에게 다 줘 버린 사람처럼 삶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놓아버렸다.


생산자의 삶은 행복하고 가치 있다.

나는 글을 읽기만 하는 독자에만 머무르지 않기로 했다. 글을 창조하고 생산하는 일은 고통스러우면서도 즐겁다. 고통이 없다면 즐겁지 않을 것이다. 힘든 일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가치 있고 보람 있는 것이리라.


여러분은 어떤 생산자로 살아가나요? 힘든 생산자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지우고 싶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