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기
새벽 어스름 속
글 창고를 서성거린다
맴맴맴
너의 주위를 맴도는 소리
알을 툭툭 건드려 본다
오늘은 이 알을 부화시켜볼까?
아니야, 계절에 안 어울려
그럼 이 알로?
아니야, 아직 준비가 안되었어
이 알은 어때?
그건 어제도 탄생시킨 아이인걸
숙성을 기다리는 알들을 다시 조용히 넣어 둔다
이 작품에 기대어 볼까?
저 어른의 말씀을 옮겨다 놓아 볼까?
마음을 사로잡았던 메모들을 들추어 본다.
시간은 흐른다.
수없이 많은 생각들이 오간다
흰 여백에 글자를 새겨본다.
순간, 새로운 알 하나가 나에게로 굴러왔다
그래 너로구나!
흥분,
몰입,
샘솟는 도파민
요리조리 잘 씻기고 주물러
새 생명을 탄생시킨다
고통스럽고도 즐거운 일!
오늘도 알 주변을 맴맴맴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