셩PM 인터뷰_준호님 :구조를 설계하고 숫자로 증명한다

마케터에서 수익화 Product Lead가 되기까지

by 셩PM

소개하고 싶은 PM분들이 계신다. 내가 자극을 받고 겸손의 자세를 가질 수밖에 없게 하는 사람들.


준호 님과는 같이 일한 적이 있다. 돌이켜보면 참 좋은 동료들과 함께했던 시간이었고, 팀의 합과 밸런스가 정말 좋았다. 그중에서도 준호 님은 나와 다른 장점을 가진 사람이었고, 그래서 많이 배웠다.


지금은 프로덕트 사이드에서 각자 다른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준호 님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신기하고 재밌다. 같은 PM인데 보는 관점이 다르니까, 만날 때마다 좋은 인사이트를 준다.

다른 분들에게도 분명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아서 이 인터뷰를 준비했다.



셩PM : 본인 소개를 부탁드려요.

삼쩜삼에서 수익화 Product Lead를 맡고 있는 이준호입니다. BD, PM, 개발, 디자인, QA로 구성된 15인 크로스펑셔널 조직을 리딩하고 있어요. 삼쩜삼 앱 안에서 유저들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리워드, 제휴 기반 서비스를 기획하고 광고 수익화 구조를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일을 합니다.

셩PM : 본인을 한 줄로 소개한다면요?

구조를 설계하고 숫자로 증명하는 PM, 준호입니다.


셩PM : 그 표현을 고른 이유가 궁금해요.

제가 가장 에너지를 받는 순간이, 복잡한 문제를 구조로 정리하고 그 구조가 실제로 숫자로 나타나는 걸 볼 때거든요. 디지털 마케터에서 시작해서 CRM, 그로스 PM, 수익화 Product Lead까지. 8년간 역할은 계속 바뀌었지만 구조를 만들고 숫자로 검증한다는 본질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같아요.



마케터에서 PM으로

셩PM : 커리어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처음 커리어는 디지털 마케터로 시작했어요. 광고 캠페인 운영과 미디어 플래닝을 하다가, 에듀테크 회사에서 퍼포먼스 마케팅과 CRM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서비스 여정에 따른 CRM 구조화 설계, 마케팅 자동화, 멤버십 등급제 기획까지 했는데, 이때 처음으로 마케팅 채널 밖으로 나가서 제품 자체를 기획하는 일에 발을 들였어요.


2021년 말에 삼쩜삼에 CRM 마케터로 합류했습니다. 세금 환급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였어요. 주요 퍼널의 이탈 지점마다 자동화 메시지를 설계하고 세그먼트별 전략을 수립하고, 5월 종합소득세 시즌에는 전사 CRM 캠페인을 총괄했습니다. 자동화 CRM만으로 정기신고 기간 전체 결제액의 21%를 만들어냈고, 연간 650억 원 규모의 결제 성과에 직접 기여한 경험이 있어요.


셩PM : 마케팅이 적성에 맞았나요?

맞았어요. 숫자로 증명하는 것에 에너지를 받는 편인데, CRM은 피드백 루프가 정말 빨라요. 오늘 설계한 자동화 시나리오의 전환율을 내일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어느 순간부터 메시지를 더 잘 보내는 것보다 제품 자체를 바꾸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아무리 좋은 메시지를 보내도 제품 안에서 사용자가 머물 이유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은 어렵다는 걸 느꼈거든요.


셩PM : 그래서 PM으로 전환을 결심한 건가요?

결심이라기보다는 역할이 자연스럽게 확장됐어요. 자동화 시나리오를 넘어서 피처 단위의 A/B 테스트를 설계하고, 온보딩 구조를 기획하고, 전환율 개선을 위한 제품 변경까지 직접 주도하면서 PM 역할을 사실상 수행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던 중 신규 사업 조직에 수익화 PM으로 정식 합류하게 됐어요.

커리어 전체를 돌아보면 항상 내가 영향을 줄 수 있는 범위를 넓혀가는 방향으로 이동했어요. 메시지 한 건의 전환율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연간 137억 원 규모의 수익화 포트폴리오를 설계하고 있으니까요.


셩PM : 전환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요?

시야의 전환이 가장 컸어요. CRM에서는 캠페인 전환율이 핵심 관심사인데, PM이 되면 DAU, 리텐션, ARPDAU, 매출을 동시에 봐야 하거든요. 처음에는 지표 성장에 모든 리소스를 편중했는데 사용자 경험이나 운영 품질에 신경을 못 쓰게 되더라고요.

또 하나는 조직에 성과를 설명하는 역할이었어요. CRM 마케터일 때는 캠페인 리포트를 정리하면 됐는데, PM이 되니까 이 일이 비즈니스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를 회사 전체에 납득시켜야 했어요.


셩PM : 마케팅 경험이 자산이 된 부분이 있다면요?

퍼널로 사고하는 습관, 비용 감각, 사용자 세그먼트에 대한 이해. 이 세 가지요.

새 피처를 기획할 때 어떤 채널로 알릴지, 핵심 가치까지 도달하는 뎁스가 몇인지, 각 단계의 전환율은 얼마인지를 미리 계산하면 실행 전에 승률이 보여요. 피처에 포인트를 얼마 투입하고 광고 매출은 얼마 나오는지 ROI를 따지는 건 CRM 시절 습관이고요. 거의 3년간 행동 기반 자동화 시나리오를 12종 만들고 개인화 메시지가 일반 메시지 대비 유입율 1.4배라는 걸 검증한 경험이 지금 서비스의 타겟 설계에 직접 연결돼요.

동료 피드백 : 업무의 제한을 두지 않고 회사의 목표에 맞춰 임팩트를 창출하기 위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영역이나 놓치기 쉬운 부분을 먼저 캐치하고 고민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수익화라는 도메인

셩PM : 수익화 PM은 다른 PM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수익화 PM은 항상 양면을 동시에 봐야 해요. 사용자 경험과 매출이라는 두 축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거든요.


최근 의미 있었던 실험이 광고 노출 빈도 최적화예요. 기존에는 애드네트워크 광고 100% 의존 구조였는데, 실제로 광고 요청의 60%가 노출조차 안 되고 있었어요. 유저를 많이 괴롭히는데 실제로 보여주지도 못하는 구조였던 거죠.

4:1 비율로 인하우스 제휴 광고를 혼합하는 실험을 설계했더니 요청 수를 28% 줄이면서 노출률이 40%에서 65~71%로 올라갔고, DAU당 매출은 오히려 27% 상승했어요.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만 보면 광고를 줄이면 되고, 매출만 보면 광고를 늘리면 돼요. 수익화 PM은 그 사이에서 양쪽 모두에게 이기는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셩PM : 혜택 설계에는 어떻게 접근하시나요?

리워드 서비스는 단순 이벤트가 아니라 리텐션을 설계하는 장치라고 보고 있어요. 삼쩜삼은 본질적으로 시즌성 서비스라서 재방문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했고, 그 해법이 혜택 탭이었습니다.

포트폴리오 레벨에서는 유입은 게이미피케이션으로, 수익은 광고와 제휴로, 잔존은 일상 루틴으로라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어요. 초기에는 가챠형 콘텐츠 의존도가 높았는데 의식적으로 루틴 기반 서비스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리밸런싱했습니다. 리워드를 비용이 아니라 수익화 인프라라고 보는 거예요.


셩PM : 짧은 쾌락과 긴 가치 사이의 고민이라고 하셨는데요.

게이미피케이션 서비스는 단기 매출과 유입에 확실한 효과가 있어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사용자가 매일 돌아올 이유가 없거든요. 제가 내린 결론은 포인트는 진입 동기, 습관은 재방문의 본질이라는 거예요.

이 철학이 가장 강하게 반영된 게 건강탭이에요. 만보기와 건강 습관 서비스를 하나의 목적 공간으로 통합하고 출석, 걷기, 주간 체크인으로 이어지는 반복 루틴을 설계했어요. 앱 DAU 대비 진입율 25%, Stickiness 10% 성장, 제휴 보험 CPA 전환율 15%p 개선을 달성했고요. 단순 보상 획득형 앱테크에서 일상 루틴 기반 행동 서비스로 전환하는 방향성을 정립한 프로젝트였어요.


셩PM : 초기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광고 구조에 대한 이해가 가장 어려웠어요. 애드네트워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eCPM이 왜 변동하는지. CRM에서는 접할 수 없던 영역이었거든요. 직접 부딪히면서 광고 총량 관리라는 프레임을 정립하게 됐어요. 애드네트워크 광고는 제한 자원이고 인하우스 제휴 광고는 설계 자원이라는 개념 전환이 큰 터닝포인트였습니다.

리워드와 수익의 균형도 어려웠어요. 결국 얼마를 주느냐가 아니라 어떤 구조로 주느냐가 핵심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실패와 원칙

셩PM : 실패 경험을 하나 꼽는다면요?

혜택탭 리뉴얼 때가 가장 어려웠어요. 출시 후 핵심 피처 진입점이 87% 급락하고 NPS가 -21.1까지 떨어졌거든요. 부정 VOC가 97%였어요. 솔직히 예상과 완전히 다른 결과였고 팀 전체가 긴장했던 순간이었어요.

그때 중요했던 건 당황하지 않고 데이터로 원인을 분석하는 거였어요. 즉시 액션아이템을 정의하고 ARPDAU -5%까지는 4~8주간 감내한다는 트레이드오프를 명시적으로 결정했어요. 단기 매출을 지키려고 구조를 되돌리기보다 장기 리텐션을 위해 참는 선택을 한 거죠.

이 경험에서 배운 건, 실패 자체보다 실패 이후의 대응 속도와 판단이 결과를 가른다는 거예요. 데이터를 기준으로 지금 참아야 할 구간인지, 진짜 방향이 틀린 건지를 냉정하게 구분하는 게 수익화 PM에게는 특히 중요한 역량이라고 느꼈습니다.


셩PM : 그 경험이 지금의 원칙으로 이어졌을 것 같아요.

네, 지금 일하는 방식의 중심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어요.

첫째, 작은 개선이 아니라 판을 바꿀 수 있는 문제를 찾아요. 이 문제를 풀면 지표가 구조적으로 달라지는가를 먼저 따져보고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그럴듯해 보여도 넘겨요.

둘째, 만들기 전에 이길 확률부터 따져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곧바로 퍼널로 펼쳐보고 제품을 만들기 전에 메시지 하나, 랜딩 하나로 반응을 먼저 확인해요. 확률이 보이면 달리고 안 보이면 미련 없이 접어요.

셋째, 작게 굴려보고 배운 건 반드시 남겨요. 실험이 끝나면 잘됐든 안 됐든 숫자와 함께 돌아봐요. 이 복기 루프를 4년 넘게 빠뜨린 적이 없어요.

동료 피드백 : 예상과는 다른 결과값이 도출되더라도 그 속에서 의미 있는 부분을 찾아내시고 다른 액션으로 디벨롭해가시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셩PM : 가장 뿌듯했던 성공 사례는요?

X2E 서비스 전체의 수익화 구조를 만든 경험이에요. 합류했을 때 팀은 아직 0에서 1 단계였어요. 리워드 서비스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했지만 하나의 사업 구조로 연결되어 있지는 않았거든요.

제가 집중한 건 리워드에서 트래픽으로, 트래픽에서 광고 수익으로, 다시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을 만드는 거였어요. 이 구조가 동작하기 시작하면서 6개월 만에 M+6 잔존율이 37%에서 54%로, 일간 서비스 유입율이 32%에서 72%로 올라갔고 전년 대비 5배 성장이라는 결과가 나왔어요.

이 경험이 특별했던 이유는 개별 피처의 성공이 아니라 사업 전체의 성장 구조를 설계한 경험이었기 때문이에요.



팀 리드, 그리고 다음 스텝

셩PM : 팀 리드를 맡게 됐을 때 어떤 마음이었나요?

솔직히 부담보다는 자연스러움이 먼저였어요. 이미 서비스 성장 구조를 설계하고 지표를 관리하면서 팀의 방향성을 함께 그리고 있었거든요.

다만 15명 규모의 크로스펑셔널 조직을 리딩한다는 건 다른 차원의 책임이었어요. 각 직군이 다른 언어로 생각하는데 그걸 하나의 목표로 정렬시키는 일이 쉽지는 않았어요. 결국 목표 동기화가 핵심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모두가 목표가 무엇인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에 동기화돼 있으면 설득 비용이 크게 줄어들거든요.


셩PM : 실무와 리더십, 어느 쪽이 더 어렵나요?

리더십이 훨씬 어려워요. 실무는 제가 잘하면 되는데 리더십은 팀이 잘하게 만들어야 하니까요. 저는 빠르게 구조를 잡고 실행하는 게 편한 사람인데, 리더로서는 팀원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해요.

저희 팀에서는 PM이 아닌 분들도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안해요. 개발자분이 먼저 아이디어를 내고 디자인 시스템을 활용해 초안까지 잡아서 제안하는 경우도 있고요. 목표 동기화가 되어 있으면 그 목표에 연결되는 아이디어는 빠르게 테스트해보자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거든요.


셩PM : 앞으로 더 성장하고 싶은 영역이 있다면요?

하지 않을 것을 결정하는 능력이에요. 지금 서비스 10개 이상, BD 파이프라인, 신규 피처를 동시에 관리하고 있는데 범위가 넓어지는 속도가 깊어지는 속도보다 빠른 것 같아요. 팀이 0에서 1을 넘어 1에서 10으로 가야 하는 구간에 있거든요. 이 단계에서는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가 더 어렵고 더 중요한 판단이라고 느끼고 있어요.


셩PM : 마지막으로, 마케터에서 PM으로 전환하고 싶은 분들에게 한마디요.

마케팅에서 쌓은 역량 중 PM에 직접 연결되는 것들이 분명히 있어요. 퍼널 사고, 세그먼트 이해, 전환율 감각, 메시지 검증 습관. 중요한 건 그 경험을 마케팅 스킬로 한정하지 않고 제품 관점으로 확장하는 거예요.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하는 마케팅 업무에서 왜 이 전환율이 이 수준인지를 제품 단계까지 파고들어 보세요. 메시지를 바꾸면 되는 문제인가, 아니면 제품을 바꿔야 하는 문제인가. 이 질문이 자연스러워지는 순간이 전환의 시작이에요.


같이 일했던 시절을 다시 떠올려본다. 그때 참 좋은 성과를 만들었고, 무엇보다 즐거웠다. 좋은 동료들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팀의 합과 밸런스가 좋았다. 준호님은 나와 다른 강점을 가진 사람이었고, 그래서 함께할수록 배울 것이 많았다.


지금은 각자 다른 영역을 맡고 있다. 준호님이 담당하는 부분과 내가 담당하는 부분이 꽤 다르다. 서비스의 stage도 다르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재밌다. 준호님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와는 다른 관점에서 오는 인사이트가 있고, 그게 매번 자극이 된다.


구조를 만들고 숫자로 확인한다. 단순한 말인데, 8년을 그렇게 해온 사람이 하니까 무게가 다르다.

이런 분이 곁에 계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준호님이 만들어갈 구조가 기대되고, 다시 함께 일할 날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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