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om Loop 와 FlyWheel의 반복
악순환과 선순환. 내 커리어에는 이 두 개의 바퀴가 항상 같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성장하며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좋을텐데 난 빠르게 성장하고 빠르게 악순환을 겪는다. 나는 이 두 바퀴 사이를 왔다갔다한다. 그 주기가 굉장히 빠르다.
나는 일이 생각보다 중요한 사람이다. 그게 회사일이 아니더라도 프로덕트를 만드는 일은 포함인 것 같다. 내가 책임을 가지고 성취를 얻겠다 결심한 모든건 일이다. 일이 안 풀리면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악순환에 빠지면 저녁 시간도, 주말도, 전부 거기에 끌려간다.
급변하는 환경에 있으면 이게 더 심하다. 어제의 정답이 오늘 틀린 답이 된다. 변수가 끊임없이 바뀌고, 기준이 흔들린다.
그래서 운동을 한다. 이건 플러스로 가려는 게 아니다. 0으로라도 올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거다. 특히 아침에 꼭 하려고 한다. 아침부터 무너지면 하루를 바로잡기가 어려워 지기 마련이다. 마이너스일때 바로 플러스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0으로 돌아오는 게 먼저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악순환은 더 깊어진다.
그런데 선순환이 돌아갈 때도 무섭다. 잘 되고 있는데 언제 다시 악순환이 오려나라는 걱정이 같이 따라온다. 선순환을 열심히 돌리면 내 환경도 같이 성장한다. 더 큰 기대, 더 높은 난이도, 더 많은 책임. 근데 내가 그 환경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또다시 악순환이다. 내가 만든 성장이 나를 다시 집어삼키는 구조. 이걸 견디고 버티면 반복하면 성장.
근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글쎄... 각자 맞는 옷이 있고, 맞는 환경이 있지않을까? 나를 잘 알고, 내가 행복한 환경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커리어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분들이 있다. 조건을 명확하게 말씀하시는 분들. 나는 이런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가치관으로, 여기는 안 맞아요. 여기는 쳐다도 안볼게요. 나는 이런 분들을 만나면 솔직히 멋지다고 생각한다. 본인 가치관에 맞는 곳들을 찾아갈것이고 같은 시간 같은 삶의 선상에 있더라도 더 행복한 삶이 될 것이다.
솔직히 나는, 나를 힘들게 하는 팔자다. 성격이다. 적당히 하면 될 걸, 다른 곳에서 또 이 악순환과 선순환의 사이클을 찾으려고 뛰어다닌다. 그리고 그 끝까지 나를 쥐어짜내야 즉성이 풀리는 것 같다. 그게 개운~한 만족감이 드는 삶이다.
근데 영원히 내가 이럴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5년 후, 내년, 아니 어쩌면 다음 주에도 내 가치관은 달라질 수 있다. 유동적이다. 나를 안다는 건 나를 하나로 고정하는 게 아니다. 지금의 나를 인정하는 거다.
커리어 상담을 하면서 가끔 이런 말을 한다. 상황에 나를 맞추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내가 기준이 되어서, 나에게 맞는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채워갔으면 좋겠다고. 악순환이든 선순환이든, 그 판의 중심에는 내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여기저기 휘둘리지 않고 내가 오롯이 중심을 잡고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