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영 대표님 채널 팬이다. 그래서 AI에 대한 영상이 올라왔을 때 호다닥 눌러봤다. 이 채널이 AI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했다. 영상에서 PD님이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AI한테 썸네일 두 개 중에 어떤 게 낫냐 물어봤는데, AI가 고른 썸네일이 사람들이 클릭을 안 하더라고. 아 이런 감각은 아직 AI가 못 따라오는구나. PD님 말씀이 맞다.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하신 거다. 그 경험을 가볍게 이야기할 생각은 없다. 다만 영상을 보다가 한 가지 마음이 들었다. AI 쪽 관점에서 조심스럽게 덧붙여 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서 댓글을 달았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AI를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다른 분들도 AI를 좋아하고, 잘 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 AI가 감각이 없다는 결론에서 닫혀버리면 거기서 관계가 끝나버리는 게 아쉬웠다. 조금만 다르게 쓰면 꽤 다른 답이 나올 때가 있어서다. AI 영상만 보면 댓글을 남기고 싶어지는 것도,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같은 이유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분들도 한 번 더 써보시면 좋겠다는 오지랖.
일하면서 느낀 건 이거다. AI가 감각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돌아보면 내가 맥락을 덜 준 경우가 꽤 많았다. 같은 AI한테 물어도 A로 묻는 것과 A+B+C로 묻는 건 결과가 다르다.
유튜브에서도 채널 성격, 주 유저층, 영상 목적까지 같이 주면 답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한 단계 더 갈 수도 있다. 최근 한 달 이 채널에서 클릭이 잘 된 썸네일. 타겟 유저 반응. 업계 벤치마크와 경쟁 채널 사례. 이런 것까지 같이 입력하면 답이 또 한 번 달라지는 경험을 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 경험이다. 오래 쌓인 사람의 감각을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는 당연히 아니다. 다만 AI가 감각이 부족해 보이는 순간 중에는 맥락을 덜 준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이 질문은 스스로도 궁금해서 오래 생각해봤다. 그리고 클로드와 많이 이야기를 나눠봤다. 맥락을 충분히 줘도 AI가 끝내 잘 못하는 영역이 있는 것 같다. 패턴을 깨는 선택. 데이터로 학습한 AI는 본질적으로 평균으로 수렴한다. 과거에 먹혔던 것과 비슷한 걸 추천한다. 근데 진짜 좋은 감각은 가끔 패턴을 깬다. 아직 아무도 검증하지 않은 선택. 튀는 선택. 위험한 선택. AI가 그런 선택지를 떠올려도 자기 학습 기준으로 틀렸다고 판단해 걸러버릴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진짜 감각의 실체는 아마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없던 걸 처음 시도하는 용기.
여기서부터는 조금 조심스러운 이야기다. 실무에서 내리는 판단을 100이라 치면, 패턴을 깨서 승부 보는 순간은 10%도 안 될 것 같다. 나머지 90%는 확률 게임에 가깝다고 느낀다. 과거에 잘하던 걸 계속 잘하는 것. 이미 검증된 문법 안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것. 이 90%는 맥락만 충분히 주면 AI가 꽤 잘 도와준다. 10%의 진짜 감각을 가진 분들에게는 이 90%도 이미 손에 익은 영역일 거다. 다만 나 같은 사람 입장에서는 90%에서 AI의 도움을 받으며 기본기를 쌓고, 그 위에서 10%를 고민해보고 싶다는 쪽에 가깝다.
AI가 감각이 부족하다는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명령의 주체의 아쉬움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패턴을 깨는 한 번의 승부에서는 맞는 말이다. 그 10%는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다. 하지만 매일매일 돌아가는 90%에서는 내가 맥락을 얼마나 전했는가의 문제일 때가 많았다.
그래서 AI가 감각이 부족해 보일 때, 먼저 나 자신에게 묻는 습관이 생겼다. 내가 맥락을 덜 준 건 아닐까. 이 판단에 필요한 데이터를 다 넣었나. 그러고도 답이 별로라면 그때 10% 영역으로 넘어가면 된다. 거기서부터가 사람 차례다.
다시 고백하자면. 나는 AI를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이런 글을 썼다. 좋은 영상 덕분에 이 생각을 글로 정리해볼 기회를 얻었고, 그 점 감사드린다. 누군가 이 글을 읽고 AI에게 맥락을 한 줄 더 넣어보게 된다면. 그래서 어 생각보다 잘하네 싶은 순간을 만나신다면. 오지라퍼 셩PM은 그걸로 만족할 것 같다.
노희영 고문님의 영상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