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몰라도 복붙만 하면 된다
트레바리 모임에서 학원 선생님을 만났다.
학원 선생님은 할 일이 많다. 수업 준비, 학부모 상담, 출결 관리. 하다못해 하원 동선 짜서 버스 기사 아저씨한테 드리는 것도 일이다.
초등학원은 픽업 서비스가 필수다. 엄마들이 학원을 고를 때 등하원 리소스를 얼마나 줄여주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학원 입장에선 이게 락인 전략인데, 정작 선생님들은 매일 이 순서 짜는 게 귀찮다고 했다.
상황은 이럴 것으로 예상했다.
매일 30명 정도 아이들을 하원시켜야 하는데, 버스는 1대뿐이다. 정원은 10명. 아이들마다 하원 시간이 다르다. 15시, 16시, 17시, 18시. 집 주소도 전부 다르다.
선생님이 매번 "누구를 먼저 태우고, 어떤 순서로 돌아야 효율적인지" 직접 계산해야 한다. 디테일하게는 아파트 101동 102동과 같은 동까지 고려하여서! 기술 잘 모르는 선생님이 매일 이걸 하는게 일이라고 한다.
Claude Code를 켰다.
"초등학원에서 매일 30명 정도 아이들을 하원시키는데, 버스는 1대(정원 10명)뿐이야. 아이들마다 하원 시간(15시, 16시, 17시, 18시)과 집 주소가 다르니까, 카카오맵 API 연결해서 이 주소들 거리 계산하고, 강남구 대해판로에서 출발해서 가장 효율적인 순서로 정렬해줘.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이름, 하원시간, 주소만 입력하면 버튼 하나로 최적 경로 자동 생성되게."
Claude가 웹페이지 만들려고 하길래 바로 끊었다.
"웹페이지 말고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못해?"
할 수 있단다. Apps Script 쓰면 된단다.
지도는 카카오맵을 활용했다.
카카오 디벨로퍼 사이트 들어가는 것부터 Claude가 시키는 대로 했다. "여기 클릭하고, 저기 눌러서 앱 키 발급받으세요.권한 설정만 내가하고 Claude에게 엑셀에 헤더 만들고 셀 정리하는 것도 다 시켰다. 귀찮아서.
15분 후.
Claude가 짜준 Apps Script를 복붙했다. 실행 버튼 눌렀다.
출발지 기준으로 거리 자동 계산
가까운 순서대로 학생들 정렬
차수 번호까지 자동 배정
이거 하면서 느낀 건
코딩을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저 사람이 진짜 귀찮아하는 게 뭔지 알아채는 눈
그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능력
해결 과정을 플로우로 풀어낼 수 있는 사고력
거창하게 구축하지 않고 가장 쉽게 만드는 잔머리
그리고 AI로 하니까 BE 판단 조건 설계 안 해도 되더라. 토큰 비용은 들지만 짱 편하다.
PM이 원래 이런 거 아닌가. 문제를 정의하고, 가장 빠른 해결 방법을 찾는 것.
Claude Code 월 200달러 결제한 거 아까워서 열심히 굴리는 중이다.
당신도 할 수 있다. 코딩 몰라도 된다. 복붙만 하면 된다.
*영상에 노출되는 주소는 공공장소(학교, 공원 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