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프로덕트라서 성과 측정이 어렵다고요?
“매출이 없어서 성과를 못 쓰겠어요.”
커리어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다.
인터널 프로덕트, 백오피스 툴, 사내 어드민.
B2C처럼 DAU가 수백만이 아니고, 커머스처럼 전환율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이력서에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근데 한 가지 짚고 싶은 게 있다.
성과를 측정하는 시선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인터널 프로덕트는 매출과 무관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직접 돈을 버는 제품이 아니니까. 근데 회사가 돈을 버는 과정을 한번 펼쳐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영업팀이 고객한테 견적을 보내는 데 이틀 걸리던 걸 반나절로 줄였다면, 영업팀은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딜을 만들 수 있게 된 거다.이건 매출에 기여한 거다.
CS팀이 고객 문의를 처리하는 데 평균 4시간 걸리던 걸 1시간으로 줄였다면. 고객 만족도가 올라가고, 이탈이 줄어든다. 이것도 매출을 지킨 거다.
정산 시스템을 개선해서 매달 발생하던 정산 오류를 없앴다면. 오류 수습에 들어가던 시간, 고객 컴플레인, 신뢰 하락. 이걸 막은 것도 매출에 기여한 거다.
인터널 프로덕트는 직접 매출을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매출을 만드는 사람들의 시간과 환경을 만든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안 쓰면 의미 없다.인터널 프로덕트에서 DAU가 의미 없다고들 한다. 맞다. B2C 기준의 DAU는 의미 없다. 근데 사내 툴의 활용률은 핵심 지표다.
타겟 유저가 50명인데 48명이 매일 쓴다면. 그건 96% 채택률이다.
이건 엄청난 성과다.
반대로 만들어놨는데 절반이 안 쓰고 있다면. 그것도 중요한 데이터다. 왜 안 쓰는지 파악하고 개선한 과정 자체가 성과가 된다.
활용률 말고도 볼 게 있다.
유저가 특정 기능을 얼마나 자주 쓰는지. 유저가 10명이어도 그 10명이 어떻게 쓰고 있는지 말할 수 있으면 된다.
인터널 프로덕트의 작업 대부분은 결국 운영 효율이다.
지금 가진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추가 인력을 뽑지 않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하던 일을 줄이기 위해서.
이게 다 돈이다.
운영팀 직원 한 명의 연봉이 4,000만 원이라고 해보자.
월급으로 나누면 약 333만 원. 하루 8시간 기준, 시급으로 환산하면 약 2만 원이다.그 사람이 매일 2시간씩 수동으로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었다면. 하루 4만 원. 한 달이면 약 80만 원. 1년이면 약 960만 원이다.
이걸 자동화해서 15분으로 줄였다면?
1년이면 약 860만 원어치의 시간을 만들어낸 거다. 이게 한 명이 아니라 5명이라면? 4,300만 원이다. 사람 한 명 연봉이다.
즉, 이 자동화가 없었으면 사람을 한 명 더 뽑아야 했다. 추가 채용을 막은 것. 이것도 성과다. 매출을 올린 게 아니라 비용을 줄인 거다. 안 쓴 돈도 번 돈이다.
연봉 ÷ 12개월 ÷ 20일 ÷ 8시간 = 시급.
절약한 시간 × 시급 × 인원수.
이걸 한 달, 3개월, 6개월, 1년으로 곱한다.
“어드민 툴을 개선했습니다”가
“연간 약 4,300만 원의 운영 비용을 절감했습니다”가 된다.
같은 일이다. 설명하는 방식 변경으로 성과가 되었다.
면접에서 인터널 프로덕트 경험을 말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다. 제품 설명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면접관은 제품 소개를 듣고 싶은 게 아니다.
“운영팀 5명이 매일 2시간씩 수동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4,300만 원어치의 시간이 반복 작업에 묶여 있던 겁니다.”
문제를 돈으로 말하는 순간 면접관의 지원자를 쳐다보기 시작한다.
그 다음에 내가 뭘 했는지, 결과가 어땠는지를 말하면 된다.
그리고 하나 더. 활용률을 말해라.
“만들었습니다”에서 끝내지 말고
“타겟 유저 50명 중 48명이 매일 쓰고 있습니다”까지 말해라. 만든 것과 쓰이는 것은 다르다.
인터널 프로덕트라서 숫자가 없다. 유저가 사내 직원이라 임팩트가 작다. 이건 환경을 이야기 하는 것이지 성과가 없는 이유가 아니다.
매출 수십억 나오는 서비스에서 일해도 본인이 뭘 했는지 설명 못 하는 사람은 많다.
반대로 유저 10명짜리 사내 툴을 만들어도
매출 기여를 연결할 수 있고, 활용률을 말할 수 있고, 절감한 비용을 계산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르다.
시선을 바꿔보자.
매출만 성과가 아니다.
시간도 돈이고, 안 쓴 돈도 성과다.
그리고 쓰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성과다. 그걸 측정하고 설명할 수 있으면, 이력서에 쓸 숫자는 이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