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기업의 이익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이유는 돈이라고 생각한다.
속도, N배 성장이 오늘의 더 큰 수익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모든 조직이 AI 네이티브를 외친다. 하지만 실무자들은 정확하게 왜 외치는지도 모르고 외치고 있는지 잘 모를 수 있다. 유행어처럼. 생존 전략이 아니라 슬로건으로 외친다고 다가올 수 도 있다.
왜 AI 네이티브여야 하는지, 그게 실제로 뭘 의미하는지, 그리고 입으로만 외치는 것과 진짜 하는 것의 차이가 뭔지 정리해보고자 한다.
AI가 세상을 바꾼 본질은 하나다. 기능을 구현하는 데 제약이 사라졌다.
예전에는 "이거 개발하려면 3개월이요"가 합리적인 대답이었다. "이 기능은 리소스상 다음 분기에요"가 정당한 판단이었다. 구현 자체가 병목이었으니까.
지금은 다르다. 누구든 만들 수 있다. 누구든 자동화할 수 있다.
회의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싱크 맞추고, 기술 스펙 논의하고, 합의하고 이 과정이 줄어든다고 생각해 보자.
누군가 생각한다. 오늘 필요한 액션을 정의한다. 바로 실행한다. 끝.
유저들이 일주일, 이주일 단위로 받던 업데이트를, 매일, 시간 단위로 받을 수 있게 된다. 거기에 내가 하던 반복 업무를 자동화까지 시킨다. 내 워크플로를 내가 제일 잘 아니까.
이게 AI 네이티브를 외치는 첫 번째 이유다. 속도.
시장은 오늘도 커지고 있다. 내일도. 모레도. 매일매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계산해 보자.
각자의 연봉 ÷ 12 ÷ 근무일수 ÷ 근무시간 = 시간당 비용. 팀 전체에 곱하면, 오늘 하루의 비용이 나온다.
그 비용만큼의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 하루가 쌓일수록 BEP는 올라간다. 아무리 매출이 생겨도 적자 구조를 벗어나기 어려운 순간이 온다. 회사에서 월급이 통장에 꽂히니까 이걸 인지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월급은 어딘가에서 매일 타고 있는 비용이다.
여기서 시간을 소비한다는 것, 속도가 느리다는 것 , 이건 이 시장에서 살아남겠다는 마음이 없는 것과 같다.
이게 AI 네이티브를 외치는 두 번째 이유다. 생존을 할 수 있게 만든다. 계속된 생존은 결국 성공을 뜻하기도 한다.
애자일이 나왔다. 사일로 조직이 나왔다. 이 흐름의 본질은 전부 같다.
의사결정을 가장 빠르게, 가장 작은 단위로.
기존 조직을 생각해 보자. 작은 톱니바퀴들이 모여서 돌아갔다. 사이사이에 큰 톱니바퀴, 중간 관리자, 의사결정자가 있어서 작은 톱니바퀴들을 돌렸다. 조직의 성장 속도는 큰 톱니바퀴가 얼마나 빨리 도느냐에 달려 있었다.
사일로 조직은 이걸 뒤집었다. 중간 레이어를 잘라냈다. 중간 톱니바퀴들이 더 많이 생기고, 각각이 독립적으로 돌아간다. 동시다발적으로 커지니까 단시간 내에 성장할 수 있었다.
AI는 이 진화의 다음 단계다.
사일로가 의사결정 단위를 작게 만들었다면, AI는 팀 단위 자체를 작게 만든다. 2명 팀. 3명 팀. 극단적으로는 1명 팀.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하고, 정렬하는 비용이 비용이 0에 수렴한다. 한 사람이 생각하고, AI가 구현하고, 바로 검증한다. 맞춰줄 사람이 줄어들수록 속도는 올라간다. 이게 N배 성장이 가능해지는 구조다.
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 AI가 대체해 줄 테니 편해질 거라고. 놀게 될 거라고.
최소한 지금은 아니다.
솔직히 AI 세상이 오면서 사람만 더 피곤해졌다. 놀기 직전의 세상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전까지, 배워야 하는 것과 알아야 하는 것은 엄청나게 많아졌다.
프론트엔드 개발자. AI가 코드를 짜주는 세상에서, 코드만 잘 짜는 사람의 가치는 내려간다. UI/UX가 어떻게 동작해야 하는지, 사람들의 심리는 어떤 건지, 사업은 어떻게 흘러가는 건지 비즈니스를 공부하기 시작하라는 사인이다.
PM, 기획자, 사업 담당자. 요구사항을 정리해서 개발자에게 전달하면 끝이었던 세상은 지났다. 커뮤니케이션 잘 하면 개발자들이 알아서 해줬던 시대는 끝났다. 본인 손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세상이 온 것이다.
모두가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걸 왜 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걸 어떻게 구현하고 어떻게 풀어낼 수 있는지를 아는 사람이 살아남는 세상이다.
여기서 냉정하게 짚어야 할 게 있다.
AI한테 "너는 10년차 PM이야" 하면 한다. "너는 10년차 사업개발자야" 하면 한다. 나보다 더 잘 할 수도 있다.
그러면 나의 가치는 뭘까?
내가 알고 있는 것 자체가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만들어 내서, 오늘의 생산성으로 뽑아 내느냐.
내가 쌓아 온 것을 누군가가 침범해서, 바꾸거나 무너뜨릴까 봐 경계심을 가지는 순간, 그건 입으로만 AI 네이티브를 외치는 것이다. 기존과 똑같다. 내 영역을 지키는 데 에너지를 쓰는 사람은 AI 네이티브 팀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내 영역을 열고, 더 빠르게 더 많이 만들어 내는 사람만 살아남는다.
누구든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주니어도 만든다. PM도 만든다. AI가 짜준다.
그러면 경력직은 뭘 해야할까?
빠르게 만들어진 것을 안정적인 구조로 만드는 것이다. 누구든 만든 것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시니어의 미션이다.
반대로, 이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면, 퀄리티를 고려하지 않은 1-3년차와 생산성은 비슷할 수 있다.
바퀴가 발명됐다. 기존에 물건을 운반하던 건 수레 같은 것이었다. 바퀴가 만들어졌으니 바꿔야 한다.
근데 수레에 한쪽에만 바퀴를 달면 동작할까? 안 한다. 기존 것도 안 되고, 새로운 것도 안 된다.
새 바퀴를 다 갈아 끼워야 한다.
지금 AI도 마찬가지다. 조직이 움직이는 방식, 일하는 포맷, 의사결정의 구조 통째로 바꿔야 한다. 기존에 쌓아 온 지식과 경험은 유효하다. 하지만 포맷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서 AI 네이티브하게 일하고 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단순히 기능 하나에 AI 붙여서 코드 짜고 있다. 이 수준으로는 AI 네이티브가 아니다. 일하는 방식 자체가 AI 위에 올라가야 한다.
50~300인 규모의 회사들. 지금 되게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이미 몇 달 전부터, 개발 스펙 확인, 코드 리뷰, 의사결정 보조, 워크플로 자동화 전방위적으로 AI로 일하고 있다. 단순히 AI 활용해서 코드 짜고 있다 수준이 아니다.
목표가 뭔가. 1등이 되겠다는 거 아닌가.
100등을 보면서 안도하지 마라. "우리도 AI 쓰고 있으니까 괜찮아" 이건 100등이랑 비교하면서 안심하는 것이다. 1등이 되고 싶으면 1등이 뭘 하는지 봐야 한다. 1등이 저 정도 수준이면, 우리는 솔직히 10분의 1도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조직은 왜 자꾸 AI 네이티브를 외치는가.
속도 때문이다. 구현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생각에서 실행까지의 시간이 압도적으로 줄었다. 돈 때문이다. 매일 비용은 타고 있고, 느린 만큼 BEP는 올라간다. 성장 때문이다. 1~2명이 의사결정하고 바로 실행하는 구조가 4배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생존 때문이다. 시장은 매일 벌어지고 있고, 여기서 멈추면 끝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조직은 이걸 입으로만 외치고 있다.
제약을 먼저 말하면서. 영역을 지키면서. 포맷은 그대로 두면서. 100등 보면서 안도하면서. 나태한 날을 보내면서. 바꿔야 한다. 완전, 통째로.
다음 글에서는 내가 사이드프로젝트에서 네이티브하게 일하며, 내가 상상하는 AI 네이티브 팀의 하루를 그려 보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