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어리고 두려울 것 없던 나에게 이겨내고 싶은 명제였다. 그 한 문장을 던지고 매번 그 한 문장으로 끝 아닌 끝을 반복했다.
그리고 정말 변하지 않던 각자의 모습에 등을 돌렸다.
시간이 흘러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너와 나는 모음 하나로 정반대의 의미를 가지듯, 우리는 달랐다.
같은 자음으로 시작했지만 모음이 다르다는 걸 너무 빨리 깨달았다. 넌 포기를 난 유지를, 그렇게 우린 반복적으로 다른 주장을 했다. 옛 명제에 반증이라도 하고 싶었는지, 다양한 노력을 했고 그렇게 우리를 만들어가려 했다. 네가 변할 수 없다면 내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변했다기 보단, 주변이 변하기 시작했다. 우리로 묶을 수 있는 단어가 있다면 불안이 가장 알맞았다. 과거를 비교하며 그때보단 오래 가리라 다짐하며 아무도 모르는 경쟁을 했다. 결과는 승리였지만, 매일 떠나는 상상을 했다. 승리의 끝은 명제에 대한 항복이었다.
우습게도, 끝이 나서야 나의 모음이 바뀌어 너가 되었고, 동의하는 바가 생겼다. 너와 너였지만, 같은 단어가 되었지만 ‘우리’는 아니었다.
노력 끝에 변했으니 성공했다는 행복회로를 돌려보지만 다시 하지 않을 노력들이었다.
너와 너는 우리가 될 수 없다는 또 다른 명제가 탄생했다.
부모님은 정반대의 사람들이다.
“나에게 완벽한 사람은 없다. 엄마는 좋은 부분들이 많고, 나와 다른 부분들이 있을 뿐이다.”
아빠는 딱 그 두 문장으로 사랑을 이야기했다.
나와 너는 다르며 그렇기에 우리가 될 수 있고 사랑을 할 수 있다. 사랑은 두 사람의 노력이 기반이 된다. 그 노력은 동화가 아니었다. 인정이었다.
자연의 섭리대로 시간은 흘렀고, 너와 너는 과거가 되었다.
그 과거는 예쁜 포장지에 담아두지 않았다.
모든 순간이 아름답다고 여기지만, 미화하고 싶지 않다.
흘러갔던 시간으로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