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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고민이 많아 쓴 시 7

by 새벽녘

나는 엉망진창인 것들이 좋다

뜻대로 되지 않아 혹여 시들어버릴까

걱정해도 돌사이 활짝 핀 그 꽃이 좋다


나는 삐뚤 빼뚤한 길들이 좋다

반듯하지 않은 길을 애써 지나오느라

이곳 저곳 생긴 생채기의 흔적이 좋다


나는 조금 외로운 것들이 좋다

혹여 내가 울면 옆에선 잠에서 깰까

신경쓰여 몰래 울 새 노랫소리가 곱다


엉망진창 삐뚤빼뚤 어지러이 서툴러도

한 숨 참아 지긋지긋 엉긴 것이 서글퍼도

기꺼이 그 모습 그대로 내게 와 웃을 그대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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