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프로젝트 수상작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동네 책방은 3년 안에 90프로가 문을 닫는다는데 휴남동? 어딘지도 모르겠는 이런 동네에 책방을 내고 에세이까지 쓰다니… 하면서 골랐다. 작은 책방의 이야기는 어쨌든 사랑스럽다는 선입견으로.
소설이었다. 휴남동도 가상의 동네다(나만 모르는 줄) 책 에세이처럼 책 이야기가 적당히 나오다가 그 이야기 끄트머리 어딘가를 잡고 인물의 이야기가 나오고 그게 다시 서점의 이야기가 된다. 나는 그 흐름을 순한 양처럼 졸졸 쫓아다녔다.
핸폰 기준 무려 13줄로 쓴 문장이 있었다. 평소에 이런 문장은 곧바로 집중이 떨어졌는데 여기서는 감탄사가 나와버린다. 나는 분명 내 집 소파에 누워 있는데 나는 또 휴남동 서점 한 구석에 있어서 그렇다.
서점도, 거기에 들락거리는 사람들도 조금씩 자란다. 너무 조금씩 자라서 이래도 되나 싶어지면 어김없이 이래도 된다는 근거가 훅 치고 나왔다. 독자가 책을 읽고 책이 독자를 읽어 가늠하는 리듬이 척척 들어맞아 책장이 휙휙 넘어갔다.
책방과 사람들은 무심히 시작했다가 정성을 다하는 지경까지 간다. ‘정성을 다해서 성공했어요’ 대신 정성을 다한 경험이 그저 쌓인다고 말한다.
성공에 목매지 않고 쌓은 정성은 보드랍고 동그랗지 않을까. 상상만 해도 다정해지는 기분이다. 덩달아 지금의 읽기에도 정성을 다 한다. 전자책인데 책의 물성과 책방 냄새가 같이 느껴진다. 정성이 감각을 바꾼다.
분명 모든 정성이 이리 다정스럽진 않겠지. 정성들였으나 무용해서 허무한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휴남동 서점에서만큼은 그저 모든 정성이 정성스럽게 남을 것 같다. 소설이 주는 가장 무용한 유용함이다.
한껏 무용한 일에 정성을 쏟은 늦가을의 두 시간을 잘 갈음해 놓으려 한다. 성장의 기준이 오직 자신으로 수렴된 서점 사람들의 멋진 서투름을 부러워하는 마음이다. 가볼 길 없는 휴남동 서점을 그리워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어서오세요_휴남동_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