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쩌란 말이냐. 2022년에 튀어나온 쌍팔년대 감성은 빈티지도, 추억팔이도 아닌 그저 시대착오적이다.
우리들의 블루스 <인권과 호식>이 끝났다. 그들의 과거사를 풀기 위해 자식들이 트리거가 되긴 했는데 그 방식이 놀랍게 구식이라 또 놀랐다.
영주는 탈제주를 꿈꾸며 서울 의대를 목표로 공부하는 전교 1등의 고3이다. 현은 그런 영주를 좋아하는 전교 2등, 둘은 사랑을 했고 영주는 임신을 했다.
영주는 임신 중단 수술을 원한다. 수술하고도 잘 산다는 선배가 있다고도 강조한다. 거기에 대고 현은 "그 선배에겐 나 같은 남자가 없던 거지."라고 말한다.
현의 대사에서 나는 강제로 머리채 잡혀 1980년으로 돌아간 거 같았다. MZ세대 입에서 남자 있고 없고 가 출산의 기준이 된다는 말이 나올 수가 있는 건지.
임신 22주가 넘도록 영주가 임신을 몰랐다는 설정 자체도 짜증이었다. 힘찬 심장박동 소리와 태동으로 임신 중단에 죄책감을 심어주려는 의도로만 보였다. 그 주수에서 하는 중단 수술은 유도분만으로 태아를 꺼내야 한단다. 짐승 같던 내 유도분만이 생각나서 아득해졌다. 영주 몸은 누가 돌보느냔 말이다.
그래도 좀 다르다는 노희경 작가님의 드라마인데 왜 이렇게 됐는지 혼자 뒤통수 맞는 기분이었다.
그래 놓고 보니 동석-선아 (이병헌-신민아) 에피도 불안해진다. 짧은 컷으로 선아의 우울증을 깊게 표현한 건 놀라웠지만 동석과 엮이며 그 지겨운 '첫사랑 썅년'이 반복될 거 같은 조짐이 보여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