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콘텐츠 금지 구역" 지정법 제정
인류에게 주어진 가장 훌륭한 조언 중 하나는 <자기 도끼에 자기 발등을 찍는다> 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발전의 기치 아래 스스로 만들어낸 도구에 의해 자신이 다치는 상황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기술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설명하고 있다.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인류는 교통 혁명, 통신 혁명, 데이터 혁명을 거쳐 이제는 인공지능 혁명이라는 거대한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한 시대의 혁명이 자리 잡고 사회 전반에 체감되기까지 수십, 수백 년이 걸렸지만, 지금의 변화는 10년, 아니 1년 단위로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한 전환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그 변화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의 본질적 성격 변화에 있다.
우리는 이제 점점 더 많은 결과물을 기계가 만든 것들로 채워나가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의 손을 거치지 않은 채 인공지능이 생성한 이미지, 텍스트, 영상들이 일상의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진심이 없는 환호, 혼이 사라진 “멋지다!”라는 호응과 함께 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회로 진입했다.
최근 대중 콘텐츠 시장을 중심으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현상은 ‘영상’, ‘이미지’, ‘사진’ 세 영역이라고 본다. 이 세 가지는 단지 외형만 보면 아직까지는 구분할 수 있을 만큼 인공적 특성을 갖고 있어 어느 정도 티가 난다. 실제로도 99% 가까운 정밀도로 생산해 낸다고 하더라도, 기계가 만든 티를 아직까지는 완전히 숨기지 못한다. 이는 편리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기술 발전이, 역설적으로 작업물 공해가 자동으로 생성되는 증거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 쓰레기 같은 결과물을 보고도 즐거워해야 하는 강요된 환호를 소비하고 있다.
기술이 인간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다시 구분하고 선별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모순 같은 기술을 또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혼이 빠진 결과물, 존재하지 않는 실재, 그리고 의미 없는 감동. 어쩌면 이것이 뇌 없는 기계가 바라는 세상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창의력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발생할 문제가 충분히 예견되는데도 그것을 자유시장에만 맡겨 두는 것은, 결국 호미로 막을 일을 나중에 가서 곡괭이로도 막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자초하는 일이다.”
"인공지능 콘텐츠 금지 구역" 지정하지 않는다면, 인간만의 영역이 없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