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지속가능하게 성장하려면?
나는 미디어 스타트업 경력 11년 차다. 이전 회사에서 7년, 두 번째 회사에서 현재 4년 차 재직 중이다. 경제/경영 전문 미디어에서 콘텐츠를 발행하고 B2B 사업을 관리·운영하는 것이 나의 주 업무다.
공통점이 있다면 두 회사 모두 미디어 스타트업이고, 창업 멤버로 합류했다는 것이다. 미디어 스타트업이란 미디어를 운영하면서 광고, 용역, 행사, 사업 등 플랫폼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전통 미디어 매체인 조·중·동도 광고, 행사, 협찬 등은 하지만 미디어 스타트업은 한 단계 더 나아가 고객에게 용역사업을 받거나 고객과 파트너십을 맺어 다양한 사업을 운영한다.
스타트업 창립자/대표 옆에서 연쇄 창업을 간접 경험하면서 사업과 회사의 생애주기, 사업 방향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회사는 창립 4년 차인데 B2B 프로젝트, 콘텐츠 구독사업, 정부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아직은 회사가 안정적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불경기 속에서도 지속가능하게 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을까.
첫째, 직원들의 역량이 뛰어나야 한다. CEO가 아무리 훌륭하고 유명하다고 해도 CEO의 역량과 영향력 만으로는 회사가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1인 1프로젝트를 맡아서 조직 안에서 1인 사업가처럼 일을 하거나, 고유의 영역에서 각 직원들의 전문성이 모여 시너지가 발휘되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타트업 직원의 기본 역량은 한 사람 당 다(多)인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만 하더라도 저연차 시절을 제외하고는 행정업무, 대내외 소통, 기본 실무를 맡았다.
CEO는 훌륭한 직원들을 고용하고 직원들이 유기적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전문영역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조율하기만 하면 된다.
둘째, 직원들의 아이디어, 그리고 기업의 고유 자산과 가치로 돈을 벌어야 한다. 개인이나 기업의 불편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서 사업이 비롯되어야 한다. 맛있는 음식을 팔거나, 약이나 처방으로 진료를 하는 것 등등은 모두 장사에 속한다. 콘텐츠, 제품, 서비스 등 제공하는 형태와 상관 없이 사업의 본질인 '문제 해결'에 기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의 포트폴리오가 지속적으로 쌓이게 되면 또 다른 사업이나 판매로 이어지거나 확장성을 가지게 된다. 우리 회사도 6천 개 이상의 콘텐츠가 쌓이면서 다양한 B2B 사업, 콘텐츠 판매/구독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었다.
예전에 나의 상사가 '우리는 설렁탕 100그릇을 파는 그런 장사를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당시 '똑같은 천 만원을 벌면 무슨 상관이지?'라고 생각했다. 이제야 나는 이해가 된다. 설렁탕은 고객에게 판매가 되면 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은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사업 미래와 방향이 정해진다.
셋째, 거시적 관점과 전망이 필요하다. 나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경영 최전선에서 일했고 이제는 조직 의사결정에 기여하기도 한다. 이 경험을 통해 모든 것을 거시적 관점, 경영/사업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나는 온라인 상에서 타로 상담, 자소서 컨설팅, 번역 등등 다양한 일을 했다. 처음에는 수익 퍼널을 만들고 추가 수입을 얻는 데 집중했지만 점점 '이 일은 사업화될까?'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가 굳이 일하지 않아도 수익이 생기고, 시장과 사업 영역/규모를 넓혀 나가는 방식을 고민하게 됐다.
자신의 노동력이 아닌, 생각과 아이디어로 수익을 만드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단순히 월 천, 월 오백.. 같은 먹고 사니즘에 그치지 않는다. 한 발 더 나아가 내가 리더로서 성장해, 사람들의 앞에 서서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회사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지속가능한 성장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이 성장 요인들을 꾸준히 충족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모든 것에 다 해당되지만 특히 사업은 시작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