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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er y Startup Jul 08. 2024

기업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2024년 절반이 지나갔다.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넘어가는 이 지점에서 나에게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 바로 기업가가 되기로 한 결심이다. 올 하반기에는 '기업가', 그리고 '기업가 정신'을 화두로 나 자신을 되돌아볼 계획이다. 


내 목표는 원래 월 천 버는 것이 목표였다. 본업, 부업, 취미, 미래를 위한 인생/사업 기획 등등 현재 뿐 아니라 미래 수익까지 설계를 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늘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내 몸이 이상할 정도로 자주, 아주 심하게 아프기 시작하면서 나는 일에 대한 나의 관점과 태도를 바꿀 수 밖에 없었다.


프리랜서든, 직장인이든, 사업가든 자신의 노동과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것은 맞다. 내가 어떤 것을 선택하든 '나'라는 1인 회사를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관리와 시스템이 부족했던 것이다직원을 잠자는 시간 빼고 자기계발 시키고, 시키고 어떤 직원이 1년 이상 다닐 있을까. 그리고 1-10까지 주어진 모든 일을 '완벽하게', '높은 성과'를 내라고 하면 다 감당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가장 많이 잃은 건 건강이다. 작년 연말, 올해 연초에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스터디 카페에서 4-5시간 이상 앉으면서 고민했는데, 이후 위경련을 심하게 앓았다. 이후에도 위경련, 빈혈, 급체, 목/어깨 통증 등등 건강 적신호가 많았다. 병원비가 최소 5-10만원 매달 들었다. 당연히 운동도 했다. 필라테스, 헬스 등등 주 2-3회 정도 꾸준히 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였다. 복식호흡, 마인드 컨트롤처럼 내 안에 있는 독소나 축적된 노폐물을 빼(-)야 한다. 


노동은 쉽지만 유지(maintain)는 어렵다. 

작년 나의 목표는 월 천을 버는 것이었다. 여러 수익 퍼널을 통해 개인이 벌 수 있는 노동력으로 한번 끝판왕을 찍어보고 싶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업은 나에게 늘 빠질 수 없는 것이었다. 사회 초년생 때는 번역도 하고, 자기소개서 컨설팅도 하고, 최근에는 타로를 통한 인생 상담과 (정말 티끌만큼의 금액이지만) 온라인 콘텐츠로 수익을 벌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월 천을 100% 이룬 건 1번, 평균적으로 600-700만원 정도를 그래도 6개월 정도 유지했다. 내 인건비를 제외한 원가는 '0원'이었다. 내가 돈을 버는 방법은 내 시간을 더 많이 팔거나, 비싸게 팔거나 둘 중 하나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은 '단 한 번이 어렵지, 그 한 번만 이루면 된다'이다. 월 천 목표를 잡으면 우연이든, 운이든 간에 이루기만 하면 그건 가능성을 증명한 것이다. 꿈을 이룬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지만 내가 결정적으로 놓친 것이 딱 하나 있었다. 바로 '유지 의무와 책임'이다.


@언스플래시

백조가 겉으로 볼 때는 화려해 보이지만 물 밑으로 엄청난 발길질을 하듯이. 내 목표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나에게 일을 맡길 수 있도록 나의 가치를 더 증명해야 한다. 


가령 타로 상담은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냥 타로 카드 키워드 읽어 주고, 적당히 얘기 들어주고, 위안과 위로를 해주면 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점술 플랫폼만 해도 수십 개, 인스타와 유튜브로 점술 상담가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특히 타로는 타성에 젖기 쉬운 직업이기 때문에 ('카드를 다 알고 있어서 공부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하는 상담사를 제일 조심하자) 알고 있어도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내가 본업, 부업, 취미 3가지를 갖고 있다면 업무 외에도 각각의 영역에서 잘할 수 있는 역량을 계속 발전 시켜야 한다. 비로소.. 아프고 나서야 내가 연예인이 아닌 이상 1인이 노동력으로 버는 건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업가 모드로 장착한 이후 생긴 변화들

값비싼 노동자로서의 삶을 경험하면서 이렇게 살면 10년 뒤 나의 삶이 똑같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일에 치중해 삶에서 중요한 것을 놓치고는 있지 않을까 두려웠다. '본업과 부업의 퀄리티를 높여서 물 위에서 놀거나', '기업가가 되거나' 둘 중에서 하나 선택해야 했다. 


그래서 올 하반기에는 기업가가 되기 위한 마인드와 태도를 가지기로 했다. 1인 사업도 시스템화 되거나 대량화 되면 자연스럽게 '기업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학 개론>에서 장사와 사업의 차이를 설명했는데, 사업은 1) 타인의 시간을 파는 것, 2) 자본이 아닌 아이디어로 돈을 버는 것, 3) 시장 규모의 확장이다. 


내가 시작한 부업은 노동력 기반의 서비스지만 중장기적으로 나 자신이 플랫폼이 되면 사업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증명하기 나름이다. 기업을 세우고 대표가 되고... 이런 건 부차적인 것이다. 핵심은 '기업가가 되기 위한 태도와 생각'을 갖는 것이다.


기업가가 되기로 결심 한 이후 나는 많은 것이 바꼈다. 

첫째, 세상에 나를 드러냈다. 원래 나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굉장히 꺼려했다. 근데 사람들의 변화, 세상의 변화를 위해서 사람들 앞에 서기로 했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인스타 채널에서도 릴스 영상에 내 얼굴을 드러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영상에 직접 얼굴을 내밀어 찍는 건 죽어도 못한다'고 했는데, 내 지인이 인스타에 있는 내 릴스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랬다고 한다. 기업가는 결국 리더이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둘째, 생각을 글과 말로 표현한다. 나 자신의 차별점과 가치를 증명하려면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내가 가장 자신있는 '글쓰기'로 선택했다. 미디어 회사에서 일하면서 쌓아온 글쓰기 기본 실력이 있기 때문에 이걸 더욱 정교화 시키기로 했다. 그 동안 정보성 기사를 썼는데, 이제는 '내 생각'을 아이템으로 매력 있는 글을 써보려고 한다. 치열한 경쟁 시대에서 내 인생의 인사이트와 철학을 갖고 있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언스플레시

셋째, 효율적 시간관리와 습관/태도 변화. 나는 본업, 부업도 있고 심지어 취미 부자다. 이제 목표를 성과보다는 유지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잘하려기 보다는 적절하게 조화를 시켜서 '오랫동안 잘 유지'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서 본업과 부업의 범위와 집중력을 조정하고, 평일에 매일 할 것, 주말에 몰아서 할 것들을 조율해서 효율적으로 시간관리 하기로 했다. 


당연히 습관과 태도도 바꼈다. 시간관리에 필수적인 다이어리도 지금까지 빽빽하게 잘 채워서 쓰고 있다. 예전엔 매일 밤 11시 반-12시가 넘어야 컴퓨터를 꼈는데 이제는 9-10시쯤에 과감히 끄고, 집안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내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늦어도 아침 7시에 일어나 매일 아침 글을 읽거나 쓴다. 지금 이 글도 오전 7시에 일어나 쓰고 있다.


과거를 되돌아 볼 때 무언가를 이루지 못해 허무한 마음이 드는가? 무언가 달성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롤모델이 되지 않아도 어떠리.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가 직접 변화하고 있고,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사람마다 '때'가 각각 있다. 결과가 중요한 때가 있듯이 과정과 생각이 중요한 시점도 있다. 자신의 인생을 잘 버텨온 스스로에게 따뜻한 위로 한마디 건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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