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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민 May 28. 2023

접시꽃에게

온다고 들었는지

오는 걸 봤는지

큰 키에 고개는 숙이고

조용히 인사를 하누나


발걸음 되돌리려니

미안한 마음인지

고개는 들지도 못하는데

그 꽃 속에 몰래 내 마음 숨겨보네


바람이 불거든 고개 돌려

담장 너머 소리 들리걸랑

숨겨놓은 마음 가져다가

가슴에 살포시 담아주게나


그리워서 왔다가 숨죽이며

아는 발자국 옆에 다녀보고

뒤꿈치를 들고 또 들고

키 큰 접시꽃을 부러워하다 갔노라고


아들 군 입대하고 코로나로 휴가도 못 오고 특기학교 교육 때 가서 담벼락에 핀 접시꽃을 보고 즉석으로 쓴 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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