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낮추고
너는 올려주고
내 마음보다는
네 마음을 먼저 보고
나는 그렇게
너를 먼저 보려 하네
바보 소리 들어도 좋아
바보는 항상 즐겁고
어쩌면 알갱이 같은 작은 마음이
행복의 문을 열게 하고
추운 겨울날 구멍 난 문풍지를
메워주는 따뜻함 마음이 아닐까
행복은 이런 거야
지나고 보면 모르고 지나친 듯하고
슬프고 아플 때 더 진하게 그립고
어쩌면 물감색칠처럼 덧바르다 보면
자기 색을 잃고 찾을 수 없는 색깔처럼
너무 욕심을 부리면 놓칠 수도 있는
때론 봄날 햇살처럼 다가오고
장마철 해가 나오듯 나를 찾고
예쁜 가을처럼 물들이듯 스며들고
추운 겨울날 눈 녹듯 젖어드는
아무것도 아니고 생각지도 못한
자랑거리도 아닌 일들이 행복이다
내 눈보다는 네 눈을 크게 그리려 하고
내 행복을 보지 못하고 네 행복만 볼 줄 아는
진즉 마음의 눈도 원시(遠視)임을 각인시키고
그런 작은 마음은 행복을 밀어내고
작은 서풍에도 몸을 휘청인다면
너는 행복한 이 세상의 방랑자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