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칼국수귀신 Feb 27. 2023

소꿉친구의 결혼식

어릴 적, 우리 가족과 가깝게 지내던 가족이 있었다. 우리는 2002 월드컵, 팽이치기, 눈썰매, 흥부 부대찌개(?)와 같은 설레고 재미있는 일들을 함께 하곤 했다.

우리 집은 형제, 그 집은 자매, 부모님끼리 친구고, 첫째 누나와 우리 형이, 둘째와 내가 친구였다.

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두 가족은 많은 추억을 함께 했다.

돌이켜보면 사랑, 우정, 즐거움, 행복 등 세상 가장 아름다운 말들을 체험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우리가 이사를 하고, 전학을 가면서부터 얼굴을 볼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첫째 누나의 결혼식 소식을 들었고, 결혼식에 어머니 혼자 보내기가 미안해서 같이 참석했다.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여전하셨다.

누나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한 듯 했고, 이쁘게 식을 마쳤다.

내 친구는 그대로다. 밝다.


최근 일이 많아, 조금은 무리해서 시간을 내어 간 결혼식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값진 선물을 받았다.

오랜 시간 잊고 있었던, 어쩌면 영영 잊을뻔 했던 좋은 추억들을 선물로 받았다.

덤으로 어머니와의 여유로운 식사라는 선물도 받았다.

나는 그동안 일과 성장에 치여,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인 사랑과 우정, 즐거움과 행복을 놓치고 살진 않았던가? 소중한 가치들은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느끼는 요즘이다.


P.S. 누나와 친구, 아저씨와 아주머니도 나를 보면서 설레고 행복했던 우리들의 시간을 되돌아 보았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