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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국수귀신 May 14. 2023

소소한 마라톤 일지와 소소하지 않은 대학원 생활 일지

'소아암환우돕기 마라톤'을 뛰고

오늘 소아암환우돕기 마라톤을 뛰었습니다.

작년 10월 대회의 51분 04초 기록 대비, 약 4분 빨라진 47분 12초의 기록으로 들어왔습니다.

45분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이전보다 성장했기 때문에 기분이 좋습니다.


이전까지의 대회는 적당히 달리다가 마지막에 스퍼트를 올리는 스타일로 뛰었다면,

오늘은 초반부터 무리해서 달렸습니다.

'내가 뭐든 적당히 하는 것은 아닐까?' 나의 벽을 넘어보고 싶었습니다.

내 역량의 높은 기준으로 달리니, 중간에 지치는 구간이 3번 정도 있었습니다.

'아.. 더는 못 달리겠다'하는 마음이 들면 속도를 줄였고, 호흡이 안정되면 다시 속도를 냈습니다.

지쳤을 때, 나와 비슷한 페이스의 러너를 만나면 힘을 내어 달릴 수 있었습니다.

3번 정도 반복하니, 텐션을 조였다가 풀었다가, 마라톤이 마치 대학원 과정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고, 지쳐버릴 때가 있습니다.

저는 이럴 때마다 나 자신을 몰아세우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이 벽을 넘기 위해선 전략을 바꿔야하는 걸까요?

아무래도 용기내서 전략을 바꿔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잘 쉬고, 동료들과 함께 뛰어야겠습니다.


마라톤이 끝나고 한강 벤치에 앉아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를 읽었습니다.

핀란드 여행기 중 '핀란드는 전반적으로 한가로운 북유럽권 나라 중에서도 유독 한가로운 나라다. 그다지 화려한 부분은 없지만 시간이 조용하고 잔잔하게 흘러간다는 인상을 받는다.'라는 구절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하루키씨와 함께 시간이 조용하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한강을 즐기고 왔습니다. ㅎㅎ


글을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큰 장애물을 만나 부서지고 희미해진 나의 꿈과 목표를요. 휴식을 취하며 나의 쓰임에 대하여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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