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흔한 ‘빽’이 없어서 우리는 항상 을에 서있다.
<서른의 반격>의 책에는 보통의 사람 지혜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는 사회의 부조리들에 대해 적혀있다. 1988년에 태어난 하마터면 춘봉이가 될 뻔 한 지혜의 이야기 이다. 개발도상국에서 올림픽이 열린다고 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사회분위기도 많이 고조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84년생으로 기억이 나지 않은 올림픽이지만 자료화면으로 많이 쓰이는 올림픽 장면 중 어린 소년이 굴렁쇠 들고 잔디밭 한복판을 뛰어가는 장면, 그리고 호돌이 이미지.
대외적으로 훌륭한 모습을 만들어 내야했던 대한민국은 멋진 가면을 써야 했고 성화에 불이 붙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불꽃이 터지는 화려한 폐회식 뒤에는 눈물 흘려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 을 나중에야 알았다.
현재 2021년 도쿄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중이다. 무관중 으로 경기가 진행되고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은 마스크를 써야 하며 선수와 선수끼리 안거나, 악수를 하면 안된다는 새로운 규칙도 생겼다.
우리딸에게 이번 올림픽은 어떻게 기억이 될까. 밀레니엄 시절에 지구가 멸망한다고 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던 것처럼 징그러운 코로나의 상황속에서도 우리는 끈질기게 살아남을 것이다.
[“힘 있는 소수는 언제나 여유만만하고, 힘없는 다수는 자신들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요."]
지혜-주인공인 지혜는 학창시절 친구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고 큰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다. 성인이되어 잘나가는 강사가 된 그녀를 만났을 때 지혜는 예전의 무기력함을 느꼈다. 그녀를 만나는 날이 다가오면 기분을 컨트롤 할 수 없을 정도로 점점 예민해졌다. 그러다 지혜는 용기내 사람 많은 곳에서 “사과해“라고 말했고 그 후 사무실에서 ”공윤과 저는 아무관계가 아닙니다.” 라고 공표하는 순간 지혜 마음의 체증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단지 그것 뿐 그 친구의 경력이나 인생은 그대로처럼 보였다.
규옥-“부끄러움을 모르고 살면 언젠가 인생 전체가 창피해질 날이 옵니다.”라고 사람 많은 커피솝에서 교수를 향해 소리치는 규옥. 아마 마음의 체증 하나는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은 역시 교수로 여전히 잘나갈 것이고 그의 인생에 손해를 끼지지 못한다. 지금보다 더 큰 죄를 지었어도 (미성년을 성추행 한 전과) 다시 재기할 수 있었던 것 처럼 말이다.
규옥은 우리와는 다른 금수저 출신이였고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우리는 규옥에게 배신감이 느껴진다. 규옥의 마음이 진짜 였더라도 왕자님의 한낱 서민체험에 불가했을뿐.
남은주-남은아저씨는 떡볶이 장 레시피를 어렵게 개발했는데 가장 가까운 친구가 레시피를 훔쳤고 남은 아저씨는 억울하고 분해서 일인시위도 하고 방송에 제보도 하였지만 그 친구는 국회의원이 되어 잘나가고 있다.
지혜, 규옥, 남은, 무인은 의기투합하여 국회의원을 망신 줄 계획을 세웠고 시장에서 유세 선거하는 날을 디데이로 잡아 실행에 옮겼다. 계란도 던지고 엿도 던지고 그 사람 면전에 소리도 쳤지만 크게 이슈가 되진 않았다. 남은 아저씨도 그날은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을 것 이다.
그러나 그 국회의원은 예전과 다름없이 본인의 인생을 잘 살고 있다.
무인-시나리오 공모전에 참여한 나의 시나리오가 다른사람의 이름으로 영화화 되었고 그것이 흥행까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사자인 무인을 제외한 다른 친구들은 세상의 부조리를 외치다 유치장에 들어가는 수모를 겪는다. 계란을 바위치기 였던 것이다. 무인은 되레 “아무것도 바뀌지 않으니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며 큰소리를 친다. 무인은 대기업에서 주는 돈을 받고 정리하기고 했다고 한다. 속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등장인물 중에 가장 현명한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미정- 내 이름은 송미정이다. 서른이 훌쩍넘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단 한번도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다녀본 적이 없는 커리어를 갖고있다.
그런 내가 아주 작은 회사를 다닐때의 일이다. 작지만 이 회사에도 본부장이라는 여자가 있었는데 회장님의 정부 되시겠다. (이 회사는 대표라 부르지 않고 회장이고 불렀다.) 정부는 회장의 와이프 라는 것 을 굉장히 대단한 ‘빽’으로 여겼고 직원들을 함부로 대했다. 이 정부와 얽히는 순간 회사도 다니지 못하게 된다는 소문이 돌았다. 나는 업무를 함에 있어 아닌 부분을 용감히 말하다 정부와 맞서는 싸움을 하게 됐고 역시나 며칠 후 해고의 대상이 되었다.
직원해고 통보서와 권고 사직서를 가져와 싸인하라고 했다.
A4용지에 적힌 해고의 이유 (무려5가지나 됐다)
1.본인이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함
2.고객사 응대 불성실
3.직원들에게 회사 및 직원들의 험담을 하고 다녀 다른 직원들이 사기를 떨어뜨림
(나머지는 생략)
이라고 적혀있었고 이해 할 수 없는 말이 적혀있었지만 나는 그 흔한 ‘빽’이 없는 을이 라 바보처럼 눈물 흘리며 싸인을 하고 해고를 당했다. 며칠 후 내용증명이 우편으로 왔다.
내용은 이랬다. 본부장에게 소리질렀던것 사과문 보내고 인수인계 제대로 하라는 것이였다.
'만약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귀하의 처신에 대하여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고지하오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써 있었다.
월급은 제 날짜보다 일주일 뒤에 들어왔고 퇴직금은 들어오지 않아 노동청에 고발해서 돌려 받기까지 나의 노력과 시간이 들었다.
나중에 안 사실은 정부가 나 빼고 나머지 직원들을 불러 모았고 나에 대해 뒷담화를 하라고 했다고 한다.
회사를 욕한게 있는지에 대해 물었고 만약 그렇다고 말해준다면 승진 시켜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몇몇 승진에 눈이 먼 직원들은 그런적이 있는거 같다고 거짓으로 둘러댔고 직원들로도 부족해 물건을 배송해주는 사장에게 내가 본부장(정부)을 욕했다고 말해주면 당신에 회사 물건만 쓰겠다는 딜 을 했다는 것이다.
물건 배송해 주는 사장님은 거짓말 할 수 없다고 해 그 회사에서 짤렸다고 했다.
"같이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거짓말 하면 우리 아이 잘못될까봐 더 이상 거짓말 할 수 없어서 퇴직했어요. 너무 미안합니다."라는 같이 일한 직원은 문자 메시지
이 사과는 나를 위한 사과인가 본인의 양심의 가책에 사과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어 뒷맛이 씁쓸했다.
"나는 미정씨가 그런 사람 아니란거 알아요. 그런데 하지 않은말을 하라고 했다고 하라니깐. 이건 아니지 싶었어요. 돈도 중요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어요. 지금은 마음 아프겠지만 다 잊어 버리고 우리 힘내요"라는 업체 사장님의 따뜻한 말 덕 뿐에 사람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이겨낼 수 있었다.
하지 않았는데 회사 대표가 그랬다니깐 그런 사람이 되어 버렸다. 무기력해 지면서 그들이 원하는대로, 오라면 가고 사과문 쓰라면 쓰면서 수동적으로 시키는 대로 하면서 시간이 흘렀고 그러는 중에 이사의 문자 메시지.
"세상에서 급여를 주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라는것 명심하고 사세요"
나는 <서른의 반격>에 나오는 이들처럼 반격하지 못했고 그 작은회사는 꾸준히 현상 유지 하면서 잘 지내고 있는 듯 보인다.
2년이 지난 지금 <서른의 반격>을 읽으면서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혹시나 마주치게 된다면 나도 그 사람에게 외치고 싶다.
“없는 말 지어내면서 모욕한거 사과하세요” 라고.. 그러면 그들은 부끄러움을 느끼게 될까?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는 없는사람에 불과하지 않을까?
[수면위에 올라 있지 않으면 없는사람
반지하 방에 살면 없는사람
물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없는 사람
인생과의 게임에서 지면 없는사람]
그렇지만 작가는 말한다.
[설령 지금 당장 바뀌지 않는다 해도 가만히 있으면 그게 당연한 줄 안다고 가만히 있으면 그렇게 해도 되는것 처럼 대한다고 ]
지금은 다른 작은회사에 이직해서 평소와 다름없는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 갑을 관계를 뼈저리게 느끼면서 부당한 말의 폭력을 당하면서
["스스로가 계속 전진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도망치는걸 알면서 모르는척 하는 거예요?"
"모름지기 사람은 적당히 일을 해야 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분수에 맞게. 주어진 시간과 급여에 맞게. 그래야 헤프게 이용당하지 않고, 당연하듯 착취당하지 않고, 적당히 지고 빠질 수 있다.
하늘에 예쁘게 떠있는 무지개는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기름 웅덩이에 고여 찬란하게 떠있는 무지개 띠가 현실에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우주속의 먼지일지 언 정 그 먼지도 어딘가에 착지하는 순간 빛을 발하는 무지개가 될수 있다"]
우리 모두가 우주속에 먼지일 지라도 우리는 모두는 어쩌면 세상의 빛나는 존재일 것이다.
나도 그리고 그 작은회사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