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아의 일기

by 송 미정

<여름방학>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방학이 되었다.

어느날 아버지가 텐트라는걸 사오셨다.

“내일 00저수지로 바람이나 쐬러 가지.” 다음날 아버지는 본인의 몸보다도 큰 텐트를 어깨에 매고 엄마는 양손에 보자기를 들었다. 나는 잠자리채만 챙겨 부모님을 따라 여러번 버스를 갈아타고 00저수지에 도착했다.

친구가 없어도 물속에서 노는건 너무 재미 있었다. 하루종이 물속에서 올갱이도 잡고 수영도 하다보면 밤이 된다. 엄마는 아빠가 잡은 생선으로 저녁밥을 해주셨다.

저녁을 먹고 아버지가 큰맘 먹고 장만한 텐트에서 잠을 잔다.

낮엔 등이 까지는 것도 모르고 놀다 밤이 되면 따가워서 가뜩이나 잠을 못자는데,

자려고 누워있으면 아버지의 무시무시한 귀신이야기 때문에 오줌마려워도 밖에 못나가서 바지에 오줌을 싸버렸다. 정말 아버지 땜에 못살겠다.


<외식하는날>

오늘은 엄마 아빠가 밥 먹으로 나가자고 하셨다. 엄마는 “우리아들 뭐 먹고싶어?”라고 물어보셨다.

나는 역시나 “짜장면”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옆에 있던 형이 “에이~짜장면이 뭐냐!! 너는 맨닐 그거 밖에 모르냐!”라며 핀잔을 주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짜장면 먹을 생각을 하며 집을 나섰는데 내가 간 곳은 그야말로 별천지 였다.

거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불판 앞에 앉아 고기를 굽고 있었다.

우리가 간 곳은 삼겹살 집이 였던 것이다.

불판에서 분홍색 고기가 갈색으로 익어갈 무렵 엄마는 다 익었으니 먹어보라면서 내 접시에 고기를 주셨다. 호호 불어 입에 넣는 순간

와~~~이렇게 맛있을 수가. 태어나 처음으로 황홀한 기분을 느꼈다.

세상에서 짜장면이 제일 맛있는 줄 알았는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은 삼 겹 살 이였던 것이다.

얼른 아부지 월급날이 와서 또 먹으러 가고싶다.


<지옥의 맛>

여름방학 때 시골에 가서 할아버지를 만났다. 우리 할아버지는 피리를 불면 연기가 구름같이 나온다. 그 구름이 너무 신기하고 멋있어 보였다. 할아버지가 없을 때 피리를 몰래 불어봤다.

아무리 불어도 구름은 나오지 않았다.

“왜 안나오는거야, 고장났나.”하다 나도 모르게 숨을 들이 마셨다.

“켁켁“ 기침이 멈추지 않았다. 하늘이 노래진 것 같았다.

내가 기침 하는 소리를 듣고 엄마가 들어와 내 등짝을 때리면서 할아버지 담배를 왜 피웠냐고 했다.

나는 그날 처음 지옥을 맛봤다. 다시는 할아버지 물건에 손대지 않을꺼라고 다짐했다.


<동생 고래 잡고 온날>

엄마가 동생한테만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고 했다.

나는 왜 인호만 데리고 가냐면서 나도 같이 가자고 했다. 엄마는 내 옆구리를 꼬집으면서 ”넌 집에 있어. 인호랑만 갔다올게.“ 했다.

나는 입을 삐죽 내밀고 집에 있었다. 나한테 메롱 하면서 나갔던 동생이 집에 올때는 어정쩡한 자세로 울면서 들어왔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누나는 모른다면서 방으로 들어갔다. 엄마가 그랬다. 동생은 고래라는 것을 잡았다고 했다. 고래를 잡는게 그렇게 다리가 아픈건가? 고래를 잡았는데 왜 울지?

우는 동생한테 어떻게 잡았냐고 물었는데 동생은 울기만 했다.

고래를 잡는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다음에는 내가 가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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