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도 라면도 아닌, 간장계란밥을 참는 다이어터

가장 먹고 싶은 음식

by 송 미정

본격적인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후 집에서 밥은 딸만 먹는다.

밥이 없으니 찌개나 국도 우리 집 식탁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다.

가족이 총 3명인데 2명이 다이어트로 아침은 계란과 사과로 간단히 먹고 점심에는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외부에 나가 먹고 저녁은 더 철저하게 탄수화물 없는 걸로 먹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녁에 집밥 다운 집밥을 먹는 건 우리 딸 밖에 없다.

그런데 나의 식단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밥은 안 먹는데 빵은 먹고 있다.

밥은 안되는데 통밀빵 한 조각쯤은 괜찮을 거야 하는 마음이 든다.


보통의 엄마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아이들 밥 준비할 때이다

다이어트하는 친구와 통화를 하는데 친구도 나와 똑같은 이유로 다이어트가 어렵다고 했다.

음식을 만들다 보면 간을 보게 되는데 그때 입이 터지는 준비를 한다. 그러다 아이 밥 챙긴다고 같이 앉아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것저것 먹게 된다. 분명 요리하기 전에는 저녁 생각이 없었는데 말이다.

여기서 더 최악은 아이가 남긴 밥과 반찬이 아까워서 먹게 되는 경우이다.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엄마가 아이들이 남긴 밥과 반찬을 먹는 걸 보고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나 역시 그렇게 지내다 이 지경이 됐다. 내 체중이 이렇게 된 것은 비단 그 문제뿐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챙기면서 또 임신과 출산을 하면서 몸이 이렇게 된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오랜만에 몸무게를 쟀는데 500그람이나 빠져있었다.

매일 몸무게 체크했으면 많이 빠졌다고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100그람도 죽어라 안 빠지는 내가 500그람이나 빠진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이제 이번 달 목표 체중까지 300그람 남았다.

더 빠지면 좋겠지만 더 높은 목표를 정하면 나 자신을 미워할 것 같아 할 수 있을 만큼만 정해 본다.


평일 아침에는 계란 먹고 사과 먹는 게 익숙하지만

주말 아침에는 좀 맛있는 게 먹고 싶다.

맛있는 게 라면 이런 게 아니고 간장계란밥이다.

간장계란밥에 김치 올리고 조미김에 싸서 배부르게 먹고 싶다.

이제는 그렇게 못한다.

주말 아침에는 더군다나 늦잠을 자기 때문에 긴 공복에 첫 끼가 중요하기 때문에

간장계란밥을 때려 먹을 수가 없다.

다이어트하면서 제일 먹고 싶은 게 초콜릿도 아니고 라면도 아니고 크림빵도 아니고

간장계란밥이라니 탄수화물 중독자가 이렇게 참고 있다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다.


매일밤 초코 크림빵을 먹거나 라면을 먹는 먹방 유튜버를 본다.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 먹방을 보는데 나도 모르게 침이 주르륵 흐를 정도로 먹고 싶었다.

'먹고 싶다. 배고프다' 생각되면 잠들기 어렵기 때문에 얼른 화면을 끄고 눕는다.

내일, 먹방 유튜버가 먹었던 연세우유크림빵 먹어야지 하는 생각은 할 수 없지만

점심에는 일반식을 먹을 수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본다.


다이어트는 단순히 음식 조절만이 아니라, 마음과의 싸움인 것 같다. 아이를 챙기고,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자신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다. 체중의 변화는 작지만 내가 느끼는 눈바디가 변화할 때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 내일도 참아볼 것이다.


<아침 9시 30분>

구운란 1개, 미니햄버거 1개


<점심 12시>

일반식


<간식>

마카롱 1개, 아메리카노


<저녁 5시 30분>

마녀수프, 무화과 통밀빵 2쪽


<아침 9시>

구운란 1개, 사과+땅콩버터


<점심 12시>

샐러드, 나시고랭


<간식>

무설탕 라테 100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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