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와 존버 사이에서
아침마다 출근길에 남편과 카톡을 주고받는다.
“오늘은 몇 킬로 빠졌어?”
“오늘은 조금 늘었네.”
살이 빠진 날에는 같이 기뻐하고, 늘어난 날에는 왜 그럴까 하며 원인을 찾는다.
한 달 동안 무려 10kg이나 뺀 남편에 비해, 나는 100g도 줄지 않았다.
운동도 하고, 많이 먹지도 않는데 왜 이럴까?
남편은 내 몸이 철로 만들어진 게 아니냐며 농담을 던졌다.
웃으며 넘겼지만, 사실 속은 씁쓸했다.
같이 점심을 먹는 주말 브런치에서 알람이 왔다.
내가 쓴 다이어트 일기 <라면도 초콜릿도 아닌, 간장계란밥을 참은 다이어터>에 공감 하트가 도착했다는 소식이었다. 알람이 온 김에 남편에게 글을 읽어 주었더니 신랑은 한마디로 정리했다.
“처절하다. 처절해.”
그 말이 맞다. 나는 정말 처절하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아 속상했고, 남편과 비교하면서 더 힘들어졌다.
결국 체질이 다르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여자가 남자보다 체중 감량 속도가 더딘 건 어쩔 수 없는 일인데, 나는 계속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괴롭혔던 것이다.
며칠 전, 토익 공부를 하다 같은 벽에 부딪혔다.
단어를 외워도 금방 잊고, 문제를 풀면 계속 틀린다.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반복되는 실패에 마음이 점점 약해졌다.
다이어트는 존버(끝까지 버티는 것)가 답이라고 한다.
그럼 영어 공부도 존버가 답일까?
아니면 차라리 포기하고 다른 공부를 하는 게 나을까?
저녁에 딸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엄마, 영어공부 이제 그만할까 봐. 문제를 풀면 자꾸 틀려서 말이야.”
그러자 딸이 이렇게 답했다.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해 봐. 그래도 안되면 그때는 다른 공부하면 되지. 꼭 영어공부여야 하는 건 아니잖아.”
시간을 더 투자해 보라는 딸의 이야기에 '아 그렇구나' 싶었고, '끝까지 해보다 안되면 다른 거 하면 되지'라는 말에 순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어쩜 나는 영어공부 하기 싫어 핑계를 찾는 건지도 모르겠다.
끝까지 해보지도 않고 결과를 탓했던 건 아닐까.
남편과 비교하며 속상해했던 다이어트처럼, 영어 공부도 내가 만든 조급함이 문제였던 것이다.
다이어트든 공부든, 결국은 똑같다.
비교하지 말고, 끝까지 해봐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내가 원하는 답을 만날 수 있다.
<아침 9시>
사과+땅콩잼, 키위반쪽, 구운란 1개
<점심>
일반식, 소금빵, 사과+땅콩잼, 키위반쪽
<저녁>
양배추김밥, 티코아이스크림, 된장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