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3개월간 안먹은 음식

바닐라라떼, 라면, 짜장면, 떡볶이등

by 송 미정

‘먹는 게 낙이다’라는 말이 있다.

식욕은 정말 참기 힘든 본능이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하려면 그 본능을 살살 달래야 한다.
그래야 오래, 그리고 지속가능하게 이어갈 수 있다.

특히 중년의 다이어트는 20~30대와는 다르다.
신진대사는 느려지고, 운동만으로는 체중이 잘 빠지지 않는다.
이번 다이어트는 단순히 살을 빼려는 게 아니라
식습관 자체를 고쳐보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했다.


나이테처럼 하나둘 늘어나는 지병들을 보며 ‘이제는 정말 건강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할 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아직 많은데, 아프면서 늙어가긴 싫다.

유방암 진단을 받았을 때,
“이제 암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하는 걸 실감했다.
그때부터 ‘먹는 것’에 신중해지기 시작했다.
인스턴트 음식은 절대 안 된다는걸 머리로는 알면서 몸으로는 잘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다이어트에서는 다르다.
이젠 정말, 먹지 않는다.

3개월 동안 절대 손대지 않은 음식들이 있다.
그중 1위는 달달한 라떼다.

라떼는 내가 가장 사랑하던 음료였는데 마음을 단단히 먹으니,이상하게도 안 먹게 됐다.
지금은 누가 바닐라라떼를 사줘도 너무 달아서 한입도 못 마실 정도가 되었다.

얼마 전, 아는 분이 사온 라떼를 한 모금 마셨는데 찡~한 단맛이 머리를 찌르는 듯했다.
이제는 ‘달아서 못 먹겠다’는 말이 정말 내 입에서 나온다니, 나도 신기할 지경이다.
예전엔 라떼 먹고 싶어 꿈도 꾸었는데, 이젠 괜찮다. 진짜로.


그리고 또 하나.
라면, 떡볶이, 짜장면.

주말 아침이면 라면 끓이는 냄새로 하루가 시작됐다.
그 맛에 주말이 기다려지곤 했는데, 이제는 냄비 대신 요거트볼이 내 앞에 있다.
요즘 아침은 주로 그릭요거트, 사과, 샐러드. 가끔은 아예 아침을 거르고 공복 시간을 길게 갖는다.

빨간 양념의 떡볶이도, 기름 좔좔 흐르는 짜장면도, 이젠 사진으로만 본다.
사실, 이렇게 ‘안 먹은 음식 목록’을 적는 이유는 지금 무지하게 먹고 싶기 때문이다.


요즘 나의 식단은 계란, 사과, 양배추, 토마토로 단조롭다.
일반식은 점심 한 끼로 제한하고, 아침과 저녁엔 무탄수 식단을 지킨다. 물론 간식도 안 먹는다.

그 대신 물을 자주 마시고, 힘든 공복을 견딘다.

하루종일 배가 고프지만 그만큼 체중이 확 빠지는 것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식단을 꼭 지킨다.


“힘들지 않게 다이어트했어요.” 라는 말은 다 거짓말이다.

힘들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건 없다는걸 살면서 느껴왔다.


10년 전 내 사진을 보게 되었다.지금보다 젊기도 했고 훨씬 날씬했다.
아이를 낳고도 지금보다 몸이 가벼웠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불어난 걸까.

그 시절, 무엇이 그렇게 맛있었던 걸까.

이렇게 불어나기 전에 미리 관리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으면 암 걸리지 않았을까. 하는 하나마나한 생각들을 한다.

지금이라도 알고 노력하고 있으니 다가올 미래는 지금 보다는 더 건강해져 있을것이다.


“그땐 몰랐다. 맛있다고 다 행복한 건 아니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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