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정기검진에서 만났던 사람들

유방암 2년차 검사

by 송 미정

또다시 유방암 정기검진날이다.

이번에는 이른 시간에 검진예약을 잡아놔서 새벽부터 일어나서 준비하고

동이 트지도 않는 새벽에 나갔다.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병원에는 역시나 사람이 엄청났다.

채혈부터 시작해서 기다림의 연속이다. 채혈주사는 사실 별것도 아닌데 팔을 내미는 그 순간 너무 무섭다.

주 검사 ct, mri를 찍는 영상의학실은 9시부터 시작이라 하릴없이 앉아서 9시가 될 때까지 기다린다.

그래도 이번엔 엄마랑 함께 가서 외롭지 않게 기다릴 수 있었다.

ct와 mri를 찍을 때 주사를 꽂아야 촬영할 수 있어 옷을 탈의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름이 나오길 기다린다.

병원 옷으로 갈아입으면 영락없는 환자이다.

주사실에서 이름이 호명되고 손등에 주사를 꽂는다. 여기 주사실도 전문가들만 있어서 무섭고 떨렸던 내 마음이 부끄러울 정도로 아프지 않게 한 번에 들어갔다.

ct촬영은 금방 끝나는데 밑이 뜨끈해지고 약 냄새가 입까지 나서 그게 좀 기분이 안 좋다.

가만히 누워 통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숨 참기 몇 번 하면 끝난다.

이제 내가 제일 싫어하는 mri촬영이 시작된다

mri시간은 어찌나 더디가 가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꼭 검사해주는 분에게 부탁한다.

검사 시간이 절반이 지나면 말해달라고 말이다.

그 안에 누워있으면 시간이 멈춘 것만 같다. 그래서 나는 mri촬영할 때 항상 부탁드린다.

이번에 검사해 주시는 분은

"송미정 님 검사시간 절반 지났습니다. 지금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라는 칭찬까지 더해주신다.

그 한마디가 힘이 되면서 지겨운 시간을 잘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까지 솟아오르게 한다.

마지막 검사 뼈 스캔 시간이다. 오전에 했던 검사에 비해 아주 간단한 검사이다.

검사를 할 때마다 신발을 벗고 기계 위로 올라가는데 내려올 때 신발을 잘 신을 수 있게 정리해 주시는 분은 없었는데 뼈 스캔 검사해 주시는 선생님은 신발 정리해 주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역시 감동이라는 것은 생각지 못한 칭찬에서 이런 사소한 행동에서 받는 것 같다.


새벽부터 갔는데 오후가 돼서야 모든 일정이 끝났다.

검사하는 일정이 힘들긴 하지만 의료진들의 따뜻한 응원으로 이번에도 잘 끝냈다.

드라마에서 보면 간호사들의 심드렁한 말투가 가끔 나오는데 모든 의료진들이 그렇진 않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많은 의료진들의 따뜻한 보살핌과 응원으로 퇴원할 수 있었고

겁쟁이인 나는 갈 적마다 무섭다고 하는데 그럴 때마다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병원에 갈 때마다 감동받고 온다.


오늘도 무사히 검사를 마칠 수 있었던 건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따뜻한 마음을 건네준 의료진 덕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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