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결혼식 대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던 우리!(노마드워커스 시초가 되었던 여행입니다) 페이스북의 타임라인 끝에 있던 일기들과 오래 된 사진첩에 있던 자료들을 캐내어 다시 연재를 하려고 합니다.
지금 저희는 프랑스 생장에서 나폴레옹이 걸었다는 피레네 산맥의 35km 정도의 우회로를 통해 장장 10시간을 걸어 스페인 론세스바예스라는 마을에 와 있습니다.
인터넷이 전혀 되지 않던 시골마을 생장 피에드포트에 도착했던 어제.원래는 피레네 산맥의 정상을 넘어야 하지만 3월까지는 눈사태 등의 위험으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순례자 안내소에서 우회로에 대해 안내 받고 그 길을 걸어왔어요.
보통 저희보다 더 훈련이 잘 돼있는 분들이라면 7시간 내에 완주가 가능하지만, 저희는 보통 이하의 체력을 가진 터라 중간중간 자주 쉬며 왔어요.
그럼에도 눈 쌓인 오르막을 끊임없이 걷는 일은 정말 죽을 맛이더군요.
내가 왜 이렇게 무모하고도 고통스러운 결혼행진을 선택했을까 첫날부터 심각한 고민에 빠질 정도 였답니다. 가장 아름다운 지옥이 있다면 아마 이곳일 거예요.
우여곡절 끝에 론세스바예스 표지판이 눈앞에 보였을 때, 울음을 참지 못하고 말았네요.
지금은 오래된 수도원에 마련된 알베르게에 머물고 있습니다. 다리와 발 허리 어깨 무릎 발 무릅 발이 찟어질 듯 아프지만, 먼저 앞서갔던 순례자들의 얼굴을 이곳에서 만나게 되니 참 감격스럽고 또 저희 자신이 대견하고 그렇네요.
까미노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자 고비인 오늘 코스를 무사히 넘겼으니, 내일부터는 조금은 더 수월하기를 바래봅니다. 그러나 이미 비 소식이네요. 그럼 여러분, 부엔 까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