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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생각 Aug 17. 2023

지나치다

그 생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03


전철을 타고 

스마트폰에 빠지

내릴 역을 지나치기 일쑤이고

때론 멍하니 있다가

그냥도 종종 지나치는데

그럴 때마다 목적지로 돌아오는 

시간은 더 길게 느껴지고

낯설기까지 하다.


그 후로는 무슨 일에도

되돌아오는 시간까지 

감안하게 되었고

그것이 나에겐 

역순으로 사는 요령이었는데

생각의 여지없이 

당신에 대한 나의 그리움은

처음부터 내릴 곳은 없었다.


생의 어느 지점을 지나면서는

어쩌면 다시 돌아왔어야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나에겐 

지나쳐도 돌아올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아 

그저 타는 노을을 향하여 

어쩔 수 없이 

무작정 달려갈 수밖에 없다.



그대의 저쪽(뉴욕전시), 2023, Mixed media, 288X309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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