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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생각 Oct 12. 2024

소리글자

그 생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56




시월의 부신 햇살이

나뭇가지 끝에서 반짝거리는

한글날 오후

교보문고 나와 건너편에

자세히 보면 할아버지처럼 따스한,

조용히 웃고 있지만 근엄한, 

세종대왕상 바라보며

하늘과 땅과 사람을 뿌리로 

홀소리 열자, 소리 열네자가 만나

위대한 소리글자로 태어난

옛 육조거리를 걸어간다

환히 탁 트였다!

백성의 말이 빛처럼 널리 세상에

비추고 있음을 알고나 계실

광화문 월대에 올라

조선총독부 이름 바꿔

중앙청이라던가

그런 것 거기 있었던

기억조차 없고 

한 오백팔십 년쯤이나 됨직한 

살아 꿈틀대는 글자들을

나는 본다




한글,  2024,  Mixed media, 300mmX55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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