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와 함께 춤을

그때도 나는 그 생각에 매달렸다 26.

by 어떤 생각



왜 전어를 돈'錢'자로 표기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질 않았는데

지난주 친구 놈들과 찾아간'전어마을'에서야

그 의문이 풀렸다.


우선 파릇한 은빛을 띠는 태깔부터

깊은 바닷속 신비감이 돌면서

꽁치란 놈과 비슷한 크기에서부터

나는 입맛을 다셨는데


회도 무침도 좋지만

역시 가을 전어는 구어야 제격이듯

뜨거운 연탄불에 바싹 구워낸 그놈을

대가리부터 사정없이 입 속으로 밀어 넣는데


아작아작 계속해서 숨 쉴 틈 하나 없이

연신 씹어 돌릴 때 아으~

온몸이 성감대인 양

거 푸로 소주잔은 빨려 들어가고


집 나간 며느리도 귀환시켰다는

전어 한 마리가 통째로 마파람에 게 눈 감췄으니

소주 몇 병에 그놈 대여섯 마리를

아작을 내는 판인데


택시 미터기보다 훨씬 빨리 안주값은 올라가고

가난한 화가의 안주머니 속 지갑이

축지법 리듬에 맞추어

전어와 함께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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