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도 나는 그 생각에 매달렸다 55.
고양이를 봤다.
소귀처럼 길게 늘어져 보인다는
고갯길로 산행 하러 간
솔숲 언저리
빛나는 눈 고양이를 봤다.
누군들 호랑이는 못 봤겠냐마는
누군들 곰과 한바탕 씨름을 못했겠냐마는
그 생생한 눈빛 새하얀 꼬리털
정신만 차리자
정신만 차리면 된다.
꼬리 아홉 백여우에게 홀리더라도
사탕을 꺼내거나
도시락을 먹거나
둔턱에 앉아 배낭을 뒤적이다
은밀히 챙겨 온 약주를 마시기만 해도
산그늘을 골라 디뎌 다가오는 고양이 눈빛 빛난다.
솔잎 지는 산 길
기다려주거나 기다릴 것 없는 숲에서
세속을 버리고 올라온
고양이 지금쯤 길들어져 친구가 될까 고민하며
긴 혀 내민 하품을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