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고양이

그때도 나는 그 생각에 매달렸다 55.

by 어떤 생각



고양이를 봤다.

소귀처럼 길게 늘어져 보인다는

고갯길로 산행 하러 간

솔숲 언저리

빛나는 눈 고양이를 봤다.


누군들 호랑이는 못 봤겠냐마는

누군들 곰과 한바탕 씨름을 못했겠냐마는

그 생생한 눈빛 새하얀 꼬리털

정신만 차리자

정신만 차리면 된다.

꼬리 아홉 백여우에게 홀리더라도


사탕을 꺼내거나

도시락을 먹거나

둔턱에 앉아 배낭을 뒤적이다

은밀히 챙겨 온 약주를 마시기만 해도

산그늘을 골라 디뎌 다가오는 고양이 눈빛 빛난다.


솔잎 지는 산 길

기다려주거나 기다릴 것 없는 숲에서

세속을 버리고 올라온

고양이 지금쯤 길들어져 친구가 될까 고민하며

긴 혀 내민 하품을 하고 있을까.






그곳_북한산 송추 420mmX135mm Watercolor on Paper(Croquis Book)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