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기간을 끝내고
머리 위에 잔뜩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고양이 세수를 하다가
채 가시지 않은
한 줌 어둠과 아침의 푸릇한 안개 사이
꺼칠하니 낯선 얼굴을 본다.
분명히 나는 나인데
내가 아닐 수 도 있다는 생각, 거기
좁고 어두운 방에서
땀에 젖고 마르기를 반복하며
며칠을 끙끙 앓아도 풀리지 않는 궁금증
언제부터였나
후진도 모르고 앞으로만 달려온 청년의
모습은 간데없고
끝내는 놓쳐버릴지도 모를
가늘고 질긴
희망이라는 끈을 쥔
김씨를 닮아가는 얼굴이 웃고 있었다.
김씨 210mmX135mm, Woodcut Print on Paper(Croquis Book),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