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십 가격 인상으로 투자자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
최신에 이슈가 된 쿠팡의 멤버십 가격 인상에 대해 알아볼게요.
쿠팡은 2010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중퇴한 김범석 대표가 그룹폰을 모델로 하여 창업했습니다.
그룹폰은 지역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할인 쿠폰 플랫폼으로서 소비자에게는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판매자에게는 효과적인 프로모션 도구를 제공해 2010년에는 시장의 핫한 반응을 얻었습니다.
쿠팡은 Groupon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하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쿠팡은 ‘매일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쿠폰이 넘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단 7명의 직원과 함께 시작해 첫 거래를 기록했고, 창업 첫 달인 2010년 8월에는 1억 9천만 원의 매출과 7천 명의 회원 수를 달성했습니다.
그룹온의 사업 모델은 판매자가 그룹온에 쿠폰을 발행하고, 그룹온이 플랫폼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홍보하는 것입니다.
판매자는 그룹온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상품과 서비스를 다수의 소비자에게 광고할 수 있었으며, 소비자는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 판매자와 소비자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고 좋은 사업 모델로 평가되었습니다.
2010년, 쿠팡은 그룹폰의 사업 모델을 그대로 도입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쿠팡에서 현대 리바트의 가구를 5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이 거래로 저는 크게 만족했지만, 리바트 같은 판매자는 제품을 반값에 제공하면서 쿠팡에 수수료까지 지불해야 했으므로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룹온과 쿠팡의 사업모델은 시간이 갈수록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특히 판매자는 그룹온 플랫폼에 들어가면 이익보다는 손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쿠팡은 새로운 판매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김범석 대표는 아마존을 광범위하게 벤치마킹하여 사업 모델을 신속하게 수정했습니다. 쿠팡과 아마존 사이에는 많은 유사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 유사점은 제품 선택입니다. 아마존은 A에서 Z까지 다양한 제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쿠팡도 신선식품, 생필품, 가전제품, 도서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기술 기업으로서의 역할입니다. 두 회사 모두 이커머스에서 통계를 활용해 개인화된 제품 추천을 제공하며, 원클릭 구매와 같은 기술을 활용해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인공지능과 로봇과 같은 첨단 기술을 물류센터와 배송에 적용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입니다.
세 번째는 물류 및 배송 부문입니다. 두 기업은 각각 자체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쿠팡은 로켓 배송을 통해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네 번째는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아마존은 아마존 비디오를, 쿠팡은 쿠팡 플레이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유사점들로 인해 많은 미국 언론은 쿠팡을 '한국의 아마존'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쿠팡의 사업 모델을 알아보겠습니다.
아마존과 쿠팡은 ‘플라이휠’이라는 핵심 전략을 공유합니다. 플라이휠은 본래 자동차 부품으로, 동력 없이도 관성을 이용해 회전운동을 지속하는 장치입니다. 처음에는 많은 추진력이 필요하지만, 한번 가속도가 붙으면 스스로 회전을 계속합니다.
이 원리를 비즈니스에 적용한 플라이휠 전략은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개발했습니다. 초반에 사업 적자가 지속되더라도 일단 성장 궤도에 오르면 그 모멘텀을 유지하며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아마존은 2005년 유료 멤버십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을 시작하면서 플라이휠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했습니다.
플라이휠 전략은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전술은 가격 할인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전술은 판매자를 유치하여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 전술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고정 비용을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전술은 이러한 절차들이 반복되어 지속적인 선순환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이 전략의 핵심 연결 고리는 ‘고객 경험’으로, 고객들이 쿠팡의 생태계 안에서 지속적으로 머물도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쿠팡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도입해왔습니다. 2014년에는 익일 배송을 가능하게 하는 로켓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2018년에는 월정액제로 로켓 배송을 이용할 수 있는 로켓 와우 멤버십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쿠팡은 로켓 프레시, 쿠팡 이츠, 쿠팡 이츠 마트 등을 통해 판매 및 배송되는 상품의 종류를 대폭 확장했습니다.
2020년에는 넷플릭스와 유사한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함으로써 쿠팡 생태계에서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머무게 하는 구조를 강화했습니다. 이러한 혁신들은 쿠팡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고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쿠팡의 주요 서비스를 보면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독보적인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로켓 배송과 로켓 프레시를 결합한 로켓 와우 멤버십은 우리나라 국민 28%가 사용할 정도로 높은 시장 지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이커머스 시장을 50% 이상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보다는 약하지만 쿠팡은 자타 공인 국내 최강의 이커머스인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쿠팡이츠는 최근 배달비 없는 서비스로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최근 요기요를 제치고 배달 시장에서 2위로 올라서며 배달의 민족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쿠팡 플레이는 초기에는 주로 'SNL' 외에는 생각나는 프로그램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하이드', '소년시대' 같은 히트작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적극 활용하여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 스트리밍 시장에서 2위까지 올라왔습니다.
다음으로 이커머스 거인으로 성장한 쿠팡이 어떤 방법으로 성장 할 수 있었는지 그 배경과 전략적 투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국내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이 쿠팡을 제대로 따라 할 수 없는 서비스가 바로 로켓 배송입니다.
로켓배송이 없었다면, 로켓 와우 멤버십, 로켓 프레시, 쿠팡 이츠 등 쿠팡의 시장 지배력은 현저히 떨어졌을 것입니다. 경쟁사들이 당일 배송을 쉽게 모방하지 못하는 이유는 당일 배송을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물류 인프라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대규모 물류센터 구축과 운영은 막대한 자본과 전략적 계획을 요구하며, 쿠팡은 이 부분에서 눈에 띄는 투자를 해왔습니다.
쿠팡의 물류 투자는 연도별 물류 규모와 로켓 배송센터를 통해 명확히 드러납니다. 쿠팡은 물류센터의 연면적과 로켓 배송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우위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3만 7천 평의 물류센터를 운영하던 쿠팡은, 2016년에는 22만 평으로 물류센터 면적을 크게 확장했습니다. 2018년 물류센터 연면적은 더욱 증가하여 37만 평에 달했습니다.
로켓 배송센터 역시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2014년에 27개였던 로켓 배송센터는 5년 만에 168개까지 확장되었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확장은 쿠팡이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와 같은 과감한 물류 투자가 가능했던 이유는 충분한 글로벌 자본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2014년부터 5년 동안 세쿼이아 캐피털, 블랙록,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 등으로부터 총 4조 7,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쿠팡은 물류 인프라에 공격적 투자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전략적 투자 덕분에 쿠팡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물류 및 배송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쿠팡의 물류 투자는 로켓 배송의 커버리지를 현저히 확장했습니다. 2014년에는 쿠팡 물류센터 기준 10분 거리 내에 사는 인구가 전체의 5%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이 비율이 70%까지 급증했습니다.
쿠팡은 2027년까지 대한민국 전체 인구가 쿠팡 물류센터 기준 10분 거리 내에 위치하도록 하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는 단순히 배송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쿠팡은 첨단 AI와 로봇 기술을 활용한 물류센터 자동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쿠팡의 물류센터는 'Distribution Center'와는 다르게 운영됩니다.
Distribution Center는 공급망의 중심지로서, 공급업체로부터 제품을 받아 소매점이나 다른 풀필먼트 센터로 제품을 배포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Distribution Center는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배송하는 일에는 일반적으로 관여하지 않습니다.
반면, 쿠팡의 물류센터는 주로 '풀필먼트 센터(Fulfillment Center)'로 운영됩니다. 풀필먼트는 고객이 주문을 이행하는 과정 전체를 포함합니다. 쿠팡은 고객의 주문에 맞춰 제품을 물류센터에서 포장하고, 배송까지 하는 일련의 작업을 풀필먼트 센터에서 수행합니다. 이 과정은 온라인 유통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효율적인 배송 서비스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풀필먼트 센터는 기업의 재고를 보관하며, 고객의 주문을 받고, 처리하고, 배송하는 활동을 대신 수행합니다. 이러한 센터들은 수백만 건의 상품 재고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며, 개별 상품을 포장해 배송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합니다.
쿠팡의 풀필먼트 센터는 높은 수준의 자동화와 정교한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전반적인 배송 효율과 고객 만족도를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쿠팡은 물류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제3자 배송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벤더 플렉스는 쿠팡이 직접 판매자의 물류센터로 직원을 파견하여 상품을 포장하고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전통적인 물류 과정을 개선한 모델입니다.
기존에는 모든 상품을 쿠팡의 물류센터로 받은 후 고객에게 배송했지만, 벤더 플렉스는 판매자의 물류센터에 쿠팡 직원이 파견되어 상품의 포장 및 출고를 담당합니다.
예를 들어, 쿠팡은 유한킴벌리의 물류센터에 직원을 파견해 화장지나 물티슈 등의 제품을 직접 포장하고 배송하는 작업을 수행합니다. 벤더 플렉스 방식을 통해 유한킴벌리는 자체 물류센터에서 쿠팡 물류센터로의 배송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쿠팡 역시 별도의 물류센터 투자 없이 보관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재 유한킴벌리, 화장지와 물티슈를 생산하는 깨끗한나라, 아기물티슈 판매 브랜드인 베베숲, 화장지와 미용티슈를 파는 모나리자, 맥콜과 천연사이다 등을 생산하는 일화 등이 쿠팡의 벤더 플렉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발표한 가격 인상은 많은 소비자의 공분을 샀습니다. 쿠팡은 멤버십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 혜택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를 밝혔습니다. 국민의 약 28%가 사용하고 있는 로켓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이 발표되면서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쿠팡의 가격 인상 히스토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쿠팡은 2018년 로켓 와우 서비스를 월 2,900원, 매우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했습니다. 극강의 가성비로 로켓 와우 멤버십은 많은 회원을 유치했습니다.
2년 후인 2020년 쿠팡은 멤버십 가격을 72% 인상하여 월 4,990원으로 조정했습니다. 높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쿠팡이 제공하는 혜택을 고려할 때 여전히 합리적인 가격으로 평가받았습니다. 2020년 가격 조정에도 회원 이탈은 크게 없었으며, 로켓 와우 회원 수는 계속 증가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24년 3월, 쿠팡은 멤버십 가격을 58%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비록 인상률은 2020년보다 낮지만, 절대 금액은 더 높아져 월 7,890원, 연간 95,000원이 됩니다.
지금까지 쿠팡은 지속적으로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기존 회원의 이탈 없이 회원 수를 증가시킬 수 있었지만 금번 가격 인상 후에도 쿠팡이 자신들이 예상하는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장과 소비자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쿠팡은 연간 로켓 와우 멤버십의 혜택이 97만 원에 달한다고 설명합니다. 즉, 연간 9만 5천 원의 멤버십 가격이 여전히 소비자 입장에서 매력적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저를 포함한 많은 소비자는 쿠팡의 계산 기준에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료 배송 서비스는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제공되는 경우가 많으며, 쿠팡이 동일한 제품을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쿠팡이 주장하는 연간 48만 원에 혜택이 납득되지 않습니다.
쿠팡 플레이에 대해서도 비판이 있습니다. 월 12,000원의 비용이 부과된다면, 한 달에 1~2번만 이용하는 사용자에게는 비싼 비용이 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쿠팡 플레이가 단독으로 월 12,000원 하면 과연 누가 구독할까요?
많은 소비자들이 무료 배송이나 직구 서비스, 쿠팡 플레이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면 쿠팡의 주장하는 월평균 8만 원 이상의 절약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더구나, 일각에서는 멤버십 회비 인상이 소비자 혜택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경쟁에 대응하고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로켓 와우 멤버십 가격 상승에 주식 시장은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로켓 와우 멤버십 가격 상승과 같은 뉴스는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멤버십 가격 인상은 회사의 수익성 개선을 목적으로 하며, 이는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 추가 수익이 기대될 경우, 투자자는 재무 건전성 강화의 징후로 받아들여 주가 상승을 기대합니다.
그러나, 가격 상승이 부정적 소비자 반응을 야기하여 회원 이탈이 발생하는 경우, 회사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예상되면, 시장은 예상 리스크를 주가에 선반영하여, 주가는 하락하게 됩니다.
가격 상승 이후, 쿠팡의 주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2021년에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후, 쿠팡의 주가는 시초가 35달러 대비 40% 급등하다가 이후 크게 하락했습니다. 주가는 지속적으로 빠져 2022년 5월, 1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으며, 이후 20달러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2023년 2월, 흑자 전환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이 냉담했던 것과 달리, 2024년 3월 로켓 와우 멤버십의 가격을 50% 인상하겠다는 발표 후 주가가 10% 이상 상승하며 20달러 벽을 넘어섰습니다.
투자자는 가격 인상이 회사의 재무 성과를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보입니다. 쿠팡 주가가 20달러를 넘은 것이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이번에는 가격 인상 후 기업이익이 증가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진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이번에는 가격 인상 후 기업이익이 증가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진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2023년 코카콜라는 가격을 11% 인상했습니다. 그 결과 매출이 전년 대비 6.3% 증가했습니다. 코카콜라의 영업이익률은 29%에 달했으며, 이는 경쟁사인 펩시코의 14% 영업이익률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우수한 수치였습니다. 이러한 가격 인상과 매출 증가에 대해 시장은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코카콜라의 재무적 지표가 양호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습니다.
2023년, 다우존스산업지수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연초 대비 16%나 감소했습니다. 똑같은 가격 인상 결정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 주가는 떨어지고 쿠팡의 주가는 올랐습니다.
왜 서로 다른 결과가 났는지 알려면 매출을 쪼개서 분석해 봐야 합니다.
매출은 가격과 판매량의 곱으로 결정됩니다. 작년 코카콜라는 가격을 11% 인상하여 높은 매출과 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투자자가 걱정하고 있는 부분은 판매량이었습니다.
2000년대 말부터 시작된 소비자 인식과 행동의 변화는 코카콜라에 위협이 되었으며 건강에 대한 우려로 콜라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또한, 탄산음료를 대체할 수 있는 음료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콜라 소비량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본 그래프는 미국인의 탄산음료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1997년 이후 1인당 콜라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장은 코카콜라가 가격 인상을 통해 매출과 이익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판매량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매출과 이익의 하락이 예상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쿠팡 주가가 상승한 이유도 매출 측면에서 자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쿠팡의 기존 월 매출은 회원 월 이용료 4,990원 곱하기 1,400만 명으로 700억 원입니다. 가격 인상 후에도 쿠팡이 1,400만 명의 회원을 유지한다면, 변경 월 매출은 약 1,100억 원으로 기존 대비 400억 원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연간 쿠팡은 4,800억 원의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회원 중 5%가 이탈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여전히 약 4,200억 원의 추가 매출이 예상되고, 15%가 이탈한다 해도 약 2,800억 원의 추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예상하는 회원 이탈율은 5~15% 수준입니다. 많은 투자자들은 낮은 회원 이탈율을 예상하여 결론적으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가격 인상으로 인해 변경된 매출이 기존 매출과 같아지는 회원 이탈률은 37%입니다.
다음으로, 멤버십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불만과 경쟁사 반응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게 환영받는 경우는 드뭅니다. 쿠팡의 로켓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에 대해 소비자들이 가진 불만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불만은 쿠팡이 신규 서비스의 비용을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전가한다는 점입니다. 최근 쿠팡 이츠가 배달의민족을 위협하고자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러한 프로모션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와우 멤버십의 가격을 올렸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두 번째 불만은 멤버십 회원이 모든 서비스의 비용을 획일적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같이 쿠팡 플레이와 쿠팡 이츠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이번 가격 인상이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격 인상은 고객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주기 때문에 쿠팡의 고객 이탈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쟁 이커머스 회사들은 이 기회를 활용하여 쿠팡에서 이탈한 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팡의 주요 경쟁자인 네이버는 향후 3개월 동안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발표하며 쿠팡 회원 이탈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연간 3만 원이었던 회원권을 4,990원으로 대폭 인하하여 반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쿠팡의 현재 주가 수준을 검토해 보겠습니다. 쿠팡의 주가는 2021년 3월 시초가 35달러 대비 37% 하락했기 때문에 쿠팡의 현재 주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주요 우려사항은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입니다.
두 번째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는 중국 이커머스 거인 와의 경쟁입니다.
세 번째는 쿠팡의 해외 시장 진출 전략입니다.
먼저, 쿠팡의 밸류에이션을 알아보겠습니다.
쿠팡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지난 3년 동안 재무적으로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다고 판단됩니다.
2021년 코로나 기간 동안 전년대비 매출이 54% 증가했으며 2022년과 2023년에도 경쟁사 대비 우수한 매출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출성장률 대비 매출원가 성장률이 낮은 것 또한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면서 매출 총이익률도 2020년 16%에서 2023년 25%로 크게 상승했습니다. 2022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손익계산서 전반에 걸친 개선은 쿠팡의 수익성과 운영 효율성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쿠팡의 밸류에이션을 분석하기 위해 여러 지표를 살펴보겠습니다. 붉은 색으로 표기된 지표들인 Trailing PE, Forward PE, Price/book, Enterprise Value/Revenue, Enterprise Value/EBITDA는 모두 비교 사례를 통한 가치 평가 방법입니다. 이 수치들은 낮을수록 기업이 저평가되었다는 것을, 높을수록 고평가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쿠팡의 매출과 이익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2023년 초반 대비 현재 가치 평가 지표의 수치가 현저히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녹색의 지표를 살펴볼게요. 손익의 개선과 함께, Market Cap, 시가총액은 2023년 3월 28억B 달러에서 2024년 4월 40억B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또한, 기업을 인수할 때 필요한 총 자금을 뜻하는 Enterprise Value 역시 같은 기간 동안 27억B 달러에서 38억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손익계산서와 밸류에이션 지표를 분석해 봤을 때 쿠팡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리스크는 과거 대비 낮아졌다고 판단됩니다.
두 번째 살펴볼 내용은 중국 이커머스의 위협입니다.
한국 시장에 진출한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장기적으로 쿠팡에 큰 골칫거리가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는 마동석을 활용한 플랫폼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은 물류센터 설립을 포함한 총 1조 4471억 원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23년 10월에는 한국 상품 전문관인 K-베뉴를 개설하여 한국 셀러를 유치하기 시작했으며, 판매 상품을 가공 및 신선식품으로 확대했습니다. 최근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앱의 월간 사용자 수는 818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종합몰 이용자 수 순위에서는 11번가를 제치고 2위까지 올라섰습니다.
또한, 지난해 7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중국계 이커머스 테무는 7개월 만에 581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종합몰 이용자 순위 4위에 안착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한국 시장 진입은 쿠팡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어 쿠팡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마지막은 쿠팡의 향후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칠 해외시장 진출입니다. 쿠팡 기업 규모 대비 한국 시장은 너무 작다고 생각합니다. 쿠팡의 성장이 지속 가능하려면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합니다.
쿠팡은 2022년 10월 대만 시장에 진출한 이후, 로켓 직구와 로켓 배송을 통해 12,000여 한국 중소기업의 뷰티, 식품, 공산품 등 소비재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대만에서 사업을 확장하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으며, 풀필먼트 센터를 연이어 개설했습니다.
2023년 11월에는 타오위엔시에 두 번째 풀필먼트 센터를 개설하였고, 2024년 상반기에는 세 번째 센터를 개설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해외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해외에서의 이커머스 사업은 국내 사업과는 차원이 다른 어려움이 있습니다. 규제 및 법적 차이, 문화적 차이, 언어 장벽, 물류비용 등으로 인해 국내 사업과 비교할 때 해외 사업은 투자 대비 수익성이 현저히 낮고 리스크도 높습니다. 이런 이유로 쿠팡의 해외 사업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며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쿠팡의 전반적인 사업 구조, 최신 기술, 최근 발표된 멤버십 가격 인상, 그리고 주가 변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를 살펴봤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며 뛰어난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멤버십 가격 인상은 국내 회원을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처럼 보여 다소 우려스러워 보입니다.
쿠팡의 본사가 미국에 있고,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이 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 회원을 단순한 수익원, 속된 말로 캐시카우로 여긴다면, 그간 쌓아온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부디 쿠팡이 국내 시장의 수익성 향상에 주안점을 두지 않고 타이완,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두어 아마존을 능가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