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한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다

by 옹달샘


카톡 프로필을 내리고
전화기 수신 차단도 한다
세상과의 끈을 하나씩 끊는다

익명으로 분노의 댓글을 단다
마치, 정의의 여신이라도 된 양
그렇게 하루 종일 종횡무진 하다
지친 영혼을 이끌고 잠이 든다

길을 가던 중 한 여자가 내게 다가왔다
" 당신을 애타게 기다리는 분이 있습니다."

여자는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나무들 수런거리는 숲 속으로 안개처럼 사라졌다

알려준 비밀번호 누르고 지도에 표시된 길을 따라갔다

문이 열리는 순간
창틈으로 새어 나온 빛에 눈을 뜰 수가 없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얼마가 지난 후 눈을 들어보니 교회 예배당이었다

피아노 반주에 따라 울려 퍼지는 찬송가
내 마음속에 얼었던 강이 녹기 시작했다

나의 아버지
나의 친구
나의 신랑

나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
카톡 프로필을 다시 열고
세상을 향해 웃는다

작가의 이전글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