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이른 아침
새벽을 가르며 찌푸린 하늘을 올려다본다.
산 위로 피어오르는 안개,
고향집 굴뚝에 밥 짓는 소리 싣고
몽글몽글 올라간다.
빗방울 하나 둘 떨어지는 시냇가에 노니는
오리 가족은,
이 비가 그치고 갈잎 짙어져
바람이 날카로운 어느 날,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나겠지
보름달 같이 동글동글한 강아지 새끼들이 어미 곁에 맴돌며 잔망스럽게 재롱을 부린다.
비는 죽죽 내리는데,
흰 모래알 같은 빗방울이 안경에 수를 놓고
눈을 가려주니 참 좋다.
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작은 도토리,
비에 젖어 납작 엎드린 낙엽,
젖은 신발,
언덕을 오를 때 토닥여 준 긴 의자는,
축축이 젖어 우두커니
장승처럼 오늘도 그 자리를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