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도 새다
실개천에 번지는 잔물결이
호수를 닮아 간다
오리 떼가
대장 오리의 지휘 아래
질서 정연히 물 위를 떠다니며
한가한 나들이 같지만
물속에선 쉴 새 없이
물갈퀴질을 한다
백조였다면,
긴 다리와 넓은 물갈퀴로
더 쉽게 물 위를 헤엄쳤을 테고
하얀 날개와 긴 목이 더 빨리
눈에 띄었을 거야
귀한 몸 되어 아름다운 호수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제비꽃, 풀꽃들이 피어 있는
시냇가 돌멩이에 나란히 앉아
햇살을 즐기는 삶 또한 소중하다
백조를 꿈꾸며
날마다 물갈퀴질을 멈추지 않고
조용히 나는 연습을 이어 간다